"20대 초.중반의 몇몇 젊은이가 칸막이 쳐진 4~5평짜리 공간에서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다. 휴게실 소파에는 대학생처럼 보이는 한 젊은 여자가 담요를
덮고 자고있다. 밤을 새운 흔적이 공간 여기저기 배어있다"

전자오락실이나 독서실 분위기 같지만 숭실대 창업지원연구센터의 오전
풍경이다.

현재 이곳에는 지난해 4월 출범 당시보다 5개사가 늘어난 20개 (예비)벤처
기업이 둥지를 틀고있다.

이프컴(음성인식시스템) 매직캐슬(보안시스템) 에포크(3D게임) 등 대부분
정보통신 관련 회사들이다.

학생 창업 케이스도 적지 않다.

이미 상품화단계에 이른 2개사는 이곳에 입주한지 채 1년도 안돼 젖줄을
떼고 큰 물로 나갔다.

지난해 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출범한 창업지원센터 제1호인 숭실대
창업지원센터는 언제나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 도서관 같은 분위기에 싸여
있다.

대부분 20대인 젊은 직원들은 이제는 학점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

대학의 창업동아리가 프로로 탈바꿈하는 현장이다.

"지난 설 때는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학교 관리상 설 같은 날에는
업무실 문을 닫잖아요. 그런데 일벌레들이 극구 센터를 개방하라고 해
학교를 설득시켰지요"

창업지원센터 소장인 배명진 교수의 말이다.

묵묵히 본업에 충실한 이들을 돕기위한 후원자그룹도 만만치 않다.

숭실대교수 변호사 변리사 등 기업을 도와줄수 있는 각계 전문가들이
에인절클럽 "천사자본모임"을 결성, 2억원을 모았다.

5억원으로 늘어나면 상품화 단계의 유망주들에 자금줄을 이어줄 계획이다.

또 학교측의 사무공간 제공에 따라 지난 달 교내 한경직기념관에 입주한
소상공인센터도 같은 건물의 인큐베이터 업체들을 다각적으로 돕고있다.

대학측은 다른 조직을 축소하면서도 창업지원센터와 소상공인센터를
연계해 벤처중소기업센터란 별도의 기구를 형성, 벤처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센터측은 입주사 10여개사, 외부업체 4개사, 교수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별 업체의 연구과제를 공동 수행키로
하는등 연구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있다.

(02)820-0016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