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원리를 이용해 스스로 생각하는 컴퓨터를 만들어 내듯 반대로 컴퓨터
로 인간의 뇌기능 향상을 향상시킬 수는 없을까.

미국 의학계에서는 실제로 컴퓨터 기술을 인간의 뇌에 적용해 장애인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도록 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신경과학자인 필립 케네디 박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12년의 연구끝에 팔을 사용하지 않은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컴퓨터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뇌의 신경조직과 서로 작용할 수 있는 특수 칩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특수 칩은 자체 안테나 기능을 갖고 있어 두피안에 넣을 경우 외부와도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컴퓨터 화면안의 커서를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뇌속의 칩이
이것을 인식해 컴퓨터로 신호를 보낸다.

굳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누르지 않고도 컴퓨터를 작동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케네디 박사는 척수를 다쳐 팔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환자와 근위축증에
걸린 환자 2명에게 이 칩을 적용한 결과 실제 컴퓨터를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신경구조 원리를 이용한 칩을 개발하게 된다면
인간의 뇌손상 등으로 인한 질병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뇌를 대신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