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주방에는 냉장고와 전자레인지외에 "생물반응기"가 등장한다.

이 장치는 마술상자처럼 온갖 맛좋고 귀한 음식 재료를 만들어낸다.

예컨대 이 반응기에 철갑상어의 알세포를 넣고 배양하면 담홍색의 탐스런
첩갑상어 알로 자라게 된다.

슈퍼마켓에는 완제품이 사라진다.

질 좋은 대관령 쇠고기 세포에서부터 값비싼 송이버섯등의 포자에 이르기
까지 "씨앗"만 판다.

물론 이들 씨앗이 빨리 자라도록 하는데 필요한 배양물도 함께 판매한다.

이렇게 세포를 배양해 만든 먹거리는 환경을 오염시킬 염려도 없고 사계절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

값도 싸 누구나 귀한 식품을 즐길 수 있다.

또 이들 씨앗은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품종이 우수한 것만 판매된다.

사과나 포도 쌀등도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맞춤생산된다.

예컨대 과일속에 단맛을 내는 유전자를 넣으면 칼로리 증가없이도 맛좋게
만들 수 있다.

쌀도 주식용으로는 단백질 함량이 많은 쌀을 만들고 술 제조용으로는
술맛을 떨어뜨리는 아미노산을 제거한 쌀을 만든다.

또 소화기관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되는 설탕이 나와 마음놓고
단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