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의 재정적자는 16조7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초 예상보다 줄어든 것이긴 하지만 사상 최대의 적자규모다.

재정경제부와 예산청은 작년중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21조3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잠정 집계 결과,
적자규모가 4조6천억원 줄어든 16조7천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따라서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4% 수준에 그쳤다.

이같이 재정적자 규모가 다소 줄어든 것은 부실채권정리기금채권과
예금보험기금채권 등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채권 발행일정이 늦어지면서
이들 채권에 대한 이자지급이 원래 계획보다 2조2천억원 정도 줄어든
때문이다.

또 당초 예상보다 고용보험기금의 지출이 1조5천억원 가량 줄었고 주택경기
부진에 따라 국민주택기금의 지출도 감소하는 등 계획보다 지출이 총
5조7천억원 덜 집행됐다.

대신 조세수입이 5천억원, 공기업 매각수입이 1조원씩 감소하는 등 세입도
약 1조1천억원 정도 줄어 전체적으로 4조6천억원의 재정적자가 감소한
것으로 계산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재정적자가 당초 계획보다는 줄었지만 그동안 거의
균형예산을 유지하던 한국이 16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기는 처음"이라며
"구조조정 지원과 경기진작을 위해선 앞으로도 상당기간 대규모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예산위원회가 올초 마련한 중기재정계획에 따르면 올해 재정적자
는 GDP 대비 5.1%(22조7천억원)에 달하고 이 적자폭이 오는 2000년 4.5%,
2001년 3.7%, 2002년 2.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균형예산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오는 2006년께로 전망됐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