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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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는 밤에 등을 밝혀 해안의 움푹파인 곳으로 유인해 그물로 떠올린다"
정약전이 1814년에 지은 "자산어보"에 나오는 흑산도의 멸치잡이 방법이다.
이런 원시적 멸치잡이방법은 구한말까지 이어져 흑산도를 비롯한 남해안
사람들은 간솔이나 잡목을 태워 불을 밝히고 "에헤야 뒤에야..." "멸치후리는
소리"에 맞추어 멸치를 그물로 떠올려 잡앗다.
요즘도 흔히 쓰이는 원추형의 큰 주머니 모양으로 된 안강망은 1899년 한
일본인이 전남 칠산탄에서 사용한 것이 그 효시라고 한다.
우리의 대표적 바다어구는 이러니 저러니해도 역시 그물류다.
그 가운데서도 자루처럼 생긴 그물을 바다밑에 내려뜨려 끌며 조업하는
후릿그물과 끌그물은 저인망 바다어구로 널리 쓰이고 있다.
끌그물이나 후릿그물을 배 한척이 끌면 "외끌이"라 부르고 배 두척이 끌면
"쌍끌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밤에 집어등으로 고기를 끌어모아 둘러싸거나 떠올려 잡는 두릿그물(족망)도
있는데 이때 배한척으로 작업을 하면 "외두리"두척이면 "쌍두리"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정치망이란 일정기간 한 곳에 설치해 놓은 "자리그물"을 말한다.
고유한 한국어 한자어 일본한자가 뒤범벅이 돼있는 어구이라 어획방식의
이름은 어부가 아닌 사람에게는 어렵고 생소하기 짝이 없다.
한.일어업협정으로 어획량이 급감해 가뜩이나 불안해 하고 있는 가운데
후속 실무협상에서 "쌍끌이" 선단이 일본수역내 입어대상에서조차 빠진 것이
밝혀지자 어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우리측 협상대표와 실무자들이 입어 업종대상조차 파악하지 않고 협상에
임한 것이 들통나 부산에서는 대형 기선저인망어선중 80% 넘는 4백58척의
선주들이 조업을 폐기하고 당국에 폐선신청을 했다니 사태가 심상치 않다.
정부는 재협상을 통해 쌍끌이 조업에 대한 추가 어획쿼터를 확보하겠다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연간 3천억원을 벌어들이는 황금어장 하나를 또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임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것 같다.
정부의 꼴이 말이 아니다.
외교에도 실수란 것이 있다면 어린아이도 웃을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
정약전이 1814년에 지은 "자산어보"에 나오는 흑산도의 멸치잡이 방법이다.
이런 원시적 멸치잡이방법은 구한말까지 이어져 흑산도를 비롯한 남해안
사람들은 간솔이나 잡목을 태워 불을 밝히고 "에헤야 뒤에야..." "멸치후리는
소리"에 맞추어 멸치를 그물로 떠올려 잡앗다.
요즘도 흔히 쓰이는 원추형의 큰 주머니 모양으로 된 안강망은 1899년 한
일본인이 전남 칠산탄에서 사용한 것이 그 효시라고 한다.
우리의 대표적 바다어구는 이러니 저러니해도 역시 그물류다.
그 가운데서도 자루처럼 생긴 그물을 바다밑에 내려뜨려 끌며 조업하는
후릿그물과 끌그물은 저인망 바다어구로 널리 쓰이고 있다.
끌그물이나 후릿그물을 배 한척이 끌면 "외끌이"라 부르고 배 두척이 끌면
"쌍끌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밤에 집어등으로 고기를 끌어모아 둘러싸거나 떠올려 잡는 두릿그물(족망)도
있는데 이때 배한척으로 작업을 하면 "외두리"두척이면 "쌍두리"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정치망이란 일정기간 한 곳에 설치해 놓은 "자리그물"을 말한다.
고유한 한국어 한자어 일본한자가 뒤범벅이 돼있는 어구이라 어획방식의
이름은 어부가 아닌 사람에게는 어렵고 생소하기 짝이 없다.
한.일어업협정으로 어획량이 급감해 가뜩이나 불안해 하고 있는 가운데
후속 실무협상에서 "쌍끌이" 선단이 일본수역내 입어대상에서조차 빠진 것이
밝혀지자 어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우리측 협상대표와 실무자들이 입어 업종대상조차 파악하지 않고 협상에
임한 것이 들통나 부산에서는 대형 기선저인망어선중 80% 넘는 4백58척의
선주들이 조업을 폐기하고 당국에 폐선신청을 했다니 사태가 심상치 않다.
정부는 재협상을 통해 쌍끌이 조업에 대한 추가 어획쿼터를 확보하겠다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연간 3천억원을 벌어들이는 황금어장 하나를 또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임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것 같다.
정부의 꼴이 말이 아니다.
외교에도 실수란 것이 있다면 어린아이도 웃을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