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을 통해 기업들의 정보화마인드를 북돋우고 산업계 전반의 경쟁력
을 키우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정보산업계 대표로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 새로 선임된 이용태
(66) 정보산업연합회장(삼보컴퓨터 회장)은 "정보화 물결을 확산시키기
위해선 재계 공동의 추진체계를 갖추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정보시대 새로운 경제의 핵심인 전자상거래 확산을 위해서는
어느 한 기업이 잘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며 모든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문서를 비롯한 각종 서식을 표준화하고 전자화폐를 활용하는 등의 측면
에서 전경련같은 재계 공동차원의 조직이 나서 정부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보화에 대한 이 부회장의 신념은 확고하다.

그는 "미국에선 자본재투자의 50%를 정보화에 집중시키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부수적인 소비로 생각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정보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보화 투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행투자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산업화와 정보화의 차이를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로 설명
했다.

산업화시대엔 고속도로와 공장을 건설하는 등 겉으로 보이는 HW가 중요
했고 이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가 "한강의 기적"을 낳았다고 말했다.

반면 정보화 사회에선 경영기법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SW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정보화시대에 선진국이 되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이 부회장은 특히 "눈에 보이는 물건의 가치를 인식하는데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별로 없지만 미래를 보는 눈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
했다.

한국이 "디지털 광속경제"시대로 옮겨가기 위해선 선진국들이 미래를 보는
수준으로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정보화에 있어 "세계 일등국"이 될 수 있는 확고한 비전을 정해 실행할
수 있는 몇가지 정책을 확실하고도 혁명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모든 국민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고 가정과 사무실에서
값싸게 고속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그중 하나다.

그는 일반가정에서 고속 인터넷을 마음대로 쓸수 있게 하기 위해선 무선망
이나 광케이블을 설치할 수도 있지만 종합유선방송(CATV)망을 활용하는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SW산업을 육성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풍부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특히 SW산업은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 앞으로
한국의 생존을 위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의 제안으로 지난 96년부터 그가 주도해 추진하고 있는 "송도
미디어밸리" 사업도 그런 전략을 깔고 있다는 설명이다.

초창기부터 이 사업의 추진위원장을 맡아온 그는 지난 90년부터 7개의
SW 단지를 만들어 육성해온 인도를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꼽았다.

컴퓨터 HW를 수출할 때 부가가치는 5% 정도에 불과하지만 SW는 1백%
가까운 부가가치를 창출할수 있어 가장 역점을 두어 육성해야 할 분야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이나 부산에도 SW 단지가 있어야 하지만 해외기업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 필요하다"며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될 미디어밸리가 앞으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손희식 기자 hssoh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