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청회에는 5백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공무원들로 강당 좌석과 출입구, 복도를 가득 메웠고
발표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일일이 받아적는 등 긴장되고 진지한 표정
이었다.

<>.이번 개편안이 공무원 조직과 보수 인사 업무행태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부처 행정관리실 직원 뿐만 아니라 기업인과
공익단체 회원들도 많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열린 "운영시스템 개선방안" 토론회에선 개방형 임용제가 최대
쟁점사안으로 부각됐다.

공무원로선 승진자리가 그만큼 줄어들고 민간인과 치열한 경쟁 등을 염두에
둔듯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특허청의 한 직원은 "순환 보직제에 따라 1년단위로 조빅을 바꿔 전문성을
상실한 공무원들에게 수십년간 한우물을 파온 민간 전문가와 경쟁하라고
하는 것은 심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오전 토론회 발표자의 발표가 끝난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서초지구의
한 회원은 "공청회 일정이 급히 잡혀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이미 정해진 정부안이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에대해 사회를 맡은 오석홍 경영진단위원장은 "경영진단을 해오는 동안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백지상태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고 말했다.

<>.이날 일반 참석자들은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으로 토론자들을 긴장
시키기도 했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에 여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
했다"며 바람직한 조직개편에 대한 소견을 읊어나갔다.

오 위원장은 "강당에서 가르치는 나보다 행정에 대해 더 박식하다"며 "한수
배웠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당초 오후 5시에 끝날 예정이었던 공청회는 토론과 질의.응답이 이어져
6시15분을 넘겨서야 막을 내렸다.

오 위원장은 공청회가 늘어지자 "못다한 얘기가 있는 사람은 행사가 끝난후
모두 나를 따라 오라"며 가까스로 회의를 마무리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