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엔 내일의 태양이 새로 떠오른다"

프로그램매도 물량의 홍수에 주가가 깊숙이 가라앉을 것이란 예상과는
반대로 초강세를 보였다.

그동안 짓눌렸던 프로그램매도의 악몽에서 벗어났다는 심리적인 해방감과
향후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다.

신규 프로그램매수세도 폭발력을 더했다.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상승추세가 꺾이지 않았다며 추가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국내외 변수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중국의 위안화평가절하 가능성, 일본의 엔화 움직임등이 관심사다.

국내 경기의 회복속도도 관건이고 유상증자물량도 버티고 있다.

<>만기일 표정 =이날 쏟아진 프로그램매도(선물매수, 현물매도)물량은
거래소에 신고된 것을 기준으로 2천1백16억원에 달했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약5천억원의 매수차익거래물량 중 3천원어치
정도를 6월물로 이월(롤오버)시킨데 따른 것이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로 쏟아지는 대형우량주를 저가에 받아내려는 투신사
들과 일반인들의 매수주문이 봇물을 이뤘다.

한전이나 삼성전자등의 경우 "팔자" 주문건수에 비해 "사자" 주문건수가
5~10배 많았다.

일부 일반투자자는 몸을 움츠리기보다 적극 매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 순매수(9백66억원)분 중에는 프로그램매수분이 절반이상
숨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만기일의 여운 =이날은 지난해 12월물 만기일과 닳은 점이 많았다.

12월10일 당시 프로그램매도 예정물량중 상당부분이 이월됐으며 최근월물이
될 3월물도 초강세를 보였다.

그 결과 종합주가지수가 41포인트나 올랐다.

다음날엔 12포인트가 떨어졌다.

이월물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적인 프로그램매도물량이 더 불어나는
뜻도 된다.

또 저가매수세가 많았다는 점은 자칫 이후 일시적인 매수공백을 부를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저가매수에 실탄을 과도하게 허비, 추가매수 여력이 달릴 수 있다.

<>6월물 선물 강세가 주는 암시 =장중 상승폭이 4.10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장중 시장베이시스가 2포인트를 웃돌면서 선물 6월물을 팔고 동시에 현물을
사는 신규 프로그램매수(신규 매수차익거래)규모가 무려 1천8백6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1월20일 2천5백50억원 이후 사상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런 급등세로 전장 한때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선물가격이 아래위로 4%이상 변동, 1분간 지속되면 5분간 프로그램매매
관련 현물매매를 일시 정지시키게 된다.

지난해 12월10일 12월물 만기일에도 3월물이 초강세를 보여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6월물의 강세는 향후 주가전망이 밝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다른 변수및 향후 주가전망 =LG증권의 황창중 책임조사역은 "이날
프로그램매매와는 상관이 없는 은행 건설 증권주로 일반투자자들의 매기가
몰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고객예탁금 증가분중 20~30%는
신규 유입분이어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경기회복감으로 일본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경기와 주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물 만기일이후를 떠올리기도 한다.

당시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기대감같은 당장의 큰 호재는 없지만 고객예탁
금 증가, 저금리지속, 거래량증가 추세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