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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파벌 .. 김원치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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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사회이건 파벌과 인맥이 있게 마련이다.

    38년간이나 지속된 이른바 "55년 체제"의 일본 자민당 정권도 계파끼리
    정권을 주고 받는 "사촌간의 정권교대"였다.

    가까운 사람끼리 뭉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고 구성원 상호간의 갈등으로 번질
    때에는 사정이 다르다.

    이런 조직에서는 상사가 부하를 평가하거나 일을 맡길 때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는 자기와 인연이 있는 사람을 생각할 것이다.

    즉 능력과 자질 등의 덕목이 아니라 자기 편인가 아닌가에 의해 평가할
    것이다.

    한편 부하들은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는 자기와 연이 닿는
    상사에 대한 충성에 더 신경을 쓸 것이다.

    결국 건전한 비판의식을 수용하는 개방적 합리주의는 실종되고 맹목적
    복종만을 강요하는 폐쇄적 이기주의만이 판을 친다.

    "우리는 하나"라는 정의와 의리의 아름다운 덕목이 "보스가 오른쪽이면
    오른쪽, 왼쪽이면 왼쪽"이라는 패거리 에토스로 변질된다.

    이는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급기야는 구조적 부정부패의 온상을 제공할
    가능성마저 있다.

    93년 일본 자민당 정권의 몰락도 이러한 파당적 부패구조에 일본인들이
    등을 돌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 사회의 엘리트층이 스스로 이러한 파벌 이기주의의
    벽을 허무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학력이 높을수록
    지연 학연 등 연고관계를 더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심히 우려할만한 현상이다.

    이와는 반대로 며칠전 코소보 사태해결이라는 국익을 위해 자기편이 아닌
    정적에게 협상중재 특사를 요청한 미 클린턴 대통령과 이를 선뜻 받아들여
    바로 발칸반도로 날아간 밥 돌 전 상원의원의 행위는 참으로 부럽고
    인상적이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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