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몰리는 객장은 아직도 차분한 분위기이지만 증시주변의
유동성은 여전히 살이 쪄있는 상태다.

시장관계자들은 일반인의 직접투자가 없어도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만으로도
증시 수급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등 주식 간접투자 자금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매수세도 커져 매수기반이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고객예탁금도 5조원에 육박했다.

이달과 다음달에 4조원 가량의 유상증자 물량이 쏟아지는 것이 넘어야 할
산이지만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낙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증시주변자금 동향 =올들어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에 신규 유입된
자금은 12일까지 2조9천억원에 달한다.

또 주식 간접투자의 대표주자인 뮤추얼펀드 판매액도 이미 8천억원에 육박한
상태다.

현대증권이 판매중인 국내 최대규모의 "바이코리아펀드"도 이날 판매고
1조원을 돌파했다.

일반인들은 금주들어 연일 주식을 팔면서 고객예탁금이 이달들어서만 1조원
가량 늘어나 5조원을 넘어섰다.

적절한 매수시점만 오면 주식을 사려고 기다리는 대기자가 많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하향 추세가 두드러져 은행신탁이나 종금사등에
맡겨둔 돈도 증시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증시유입이 가능한 자금은 투신사의 수익증권 수탁고
2백57조원, 은행신탁 1백47조원, 종금사 수신고 41조원등 총 4백25조원으로
추정된다.

<> 일반인 동향 =증권사 객장은 아직 차분한 분위기이다.

객장을 찾는 사람은 부쩍 늘었지만 연초와 같은 뜨거운 열기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조금이라도 조정을 받으면 사겠다는 매수자들은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크게 늘어났고 주식투자 인구를 나타내는 위탁자 계좌도 최근
급증해 증시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증권협회에 따르면 활동계좌수는 98년말 3백70만계좌에서 10일 현재 4백27만
계좌로 늘어났다.

쌍용증권 목동지점의 주현도 대리는 "최근 객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지만
가격부담 때문에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인 동향 =한국 증시를 보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이 크게 호전됐다.

금주들어 엔화가 달러당 1백20엔선에서 안정되면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늘어났다.

외국인은 금주에만 5일 연속 매수우위를 지켜 2천4백67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이동률 시티증권 영업부장은 "주가가 급등했던 1월초 보다는 매수강도가
약하지만 외국인의 매수가 꾸준해 주가가 한 단계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기태 엥도수에즈WI카증권 이사는 "외국인이 한국의 경제회복을 낙관하면서
은행주와 SK텔레콤등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 증시전망 =주가 600선 근처에서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상승기조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주택은행의 장희수 주식운영팀 과장은 "연말 이후 고객들의 투자자금이
몰린 투신사나 증권사등 기관들이 펀드운용을 위해 주식을 많이 사야 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황호영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외 증시주변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주가에 청신호"라고 말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