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주부들의 요리 선생님은 컴퓨터안에 있다(?) 초보 주부들의 요리
문화가 바뀔 정도로 PC통신 사이버 요리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PC통신이 대중화되기 이전 가계부와 각종 요리책이 주부들의 필수품
이었다면 지금은 전화선이 연결된 컴퓨터 한대가 이를 대신한다.

하이텔 유니텔 천리안 등 PC통신에는 매일 다양한 요리 교실이 열린다.

일반 주부들이 관심을 갖는 일상 음식에서부터 식도락가들의 모임과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 또는 전문 요리사들이 정보를 제공하는 코너 등
사이버 요리방은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별미요리로
가득차 있다.

특히 유니텔 주부네트웍 "요리하는 즐거움"의 인기는 대단하다.

4천명에 가까운 고정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주부네트웍은 결혼한 여성들만
회원으로 인정되며 글을 올릴 수 있는 특권이 주워진다.

유니텔에 접속한 후 GO JUBU로 검색하면 쉽게 들어갈수 있는 이 동호회에는
요리하는 즐거움 외에도 열린엄마 열린교육, 생활속의 센스와 멋 등 주부들의
관심을 끄는 여러가지 게시판이 설치돼 있다.

요리하는 즐거움 게시판에는 고급스런 음식이 없다.

해물 된장찌게, 마른 멸치 볶는 법, 봄나물로 쉽게 만드는 비빔밥 등 오늘
저녁 밥상을 걱정하는 평범한 주부들을 위한 "보통 요리"뿐이다.

주부동호회의 열성팬들은 이러한 평범함이 바로 인기 비결이라고 말한다.

주부들뿐만 아니라 자취생이나 독신남녀 등도 이 코너를 즐겨찾는
단골 손님들이다.

정말 오늘 저녁 밥상이 걱정되는 사람들에게는 요리하는 즐거움의 식단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냉커피 맛있게 타는 법이나 김치찌게 같은 대중적 메뉴가
조회수도 많고 인기를 끈다.

"도와주세요.

시아버님 생신음식"이나 "미림? 맛술? 정종?" 등의 제목처럼 갑작스런
음식준비에 어쩔줄 몰라하며 선배에게 도움을 청하는 새내기주부들의
요청도 게시판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또 이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의 글이 곧바로 올라오는 것도 통신 요리코너의
특징이다.

때문에 개인교습이 가능하고 필요한 정보도 적절하게 얻을 수 있다.

요리책이나 TV요리코너에서 따라할 수 없는 사이버 요리방만이 갖는
장점인 것이다.

사이버 요리방은 만능 해결사로 불리는 몇몇의 스타를 배출해 냈다.

한국경제신문 토요일자 리빙면에 아이디어 요리 코너를 연재하는 주부
서정희씨도 그중 한사람이다.

남편 이름에서 딴 Guehan이라는 ID로 활동하고 있는 서씨는 오븐없이
만들 수 있는 밥솥 케이크, 팽이버섯전 등 많은 히트상품을 만들어 냈다.

그의 요리는 평범하면서도 튀는 음식, 주부의 지혜가 살아있는 아이디어
요리로 정평이 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