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빌딩에서 열린 쌍용양회 주주총회는 엄청난
당기순손실과 무배당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불상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회사측에서 마련한 1백50여 좌석을 모두 채우고도 1백여명의 주주가 선
채로 참석, 주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지만 구체적인 안건에 대해선
이렇다할 이견이 제시되지 않았다.

마치 짜여진 각본이 있는 것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주총은 지난해
4천2백15억의 적자(증권거래소 발표는 1조2천1백33억원이나 쌍용양회는
쌍용자동차의 인수채무 9천5백1억원중 1천5백84억원만 손실로 계상했다고
밝힘)를 기록해 배당을 할 수 없다는 보고에 이르러 한차례 해프닝이 연출
됐다.

맨 뒷좌석에 앉은 소액주주가 발언권을 신청했으나 묵살당했다.

큰소리로 항의하다 "진행요원"에 의해 퇴장당한 뒤부터는 별다른 일 없이
진행됐다.

명호근 사장이 이번 주총에서는 배당이 없으나 대규모 유무상증자(유상
70%, 무상 50%)를 약속하자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졌다.

소액주주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겠다는
정관변경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이견이 제시되지 않은채 원안대로 통과됐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