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개혁 4인방"

정부조직개편 소용돌이 속에서 이계식 실장을 비롯한 기획예산위원회의
정부개혁실 4인방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정부 경영진단을 주도한데 이어 11일 경영진단조정위원회로부터
건의안을 넘겨받아 정부안을 만드는 악역(?)을 맡았다.

이들은 과천관가에선 진념 기획예산위원장과 함께 공무원의 "5적"으로
지목되지만 국민들에겐 과감히 개혁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개혁실 사령탑은 이계식 실장.

그는 관세청 사무관(행시 8회)으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가 한국개발연구원
(KDI) 연구위원으로 변신했다.

이어 기획위 출범과 함께 다시 공무원으로 복귀한 이채로운 경력의 소유자.

한국재정학회 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재정분야의 대가다.

김태겸 행정개혁단장은 이번 정부개혁의 실무총책을 맡아 가장 많은 마음
고생을 했다.

상처를 입을수록 향을 뿜어내는 향나무에 빗대 이실장이 그에게 "향목"이란
별명을 지어줬을 정도.

총무처 직무분석기획단 부단장 시절부터 행정조직 개편작업을 맡아온
전문가다.

박종구 공공개혁단장.

공기업 개혁의 주역인 그는 이번 정부조직 개편에선 재정.금융과 교육.문화
분야를 맡았다.

아주대 교수출신으로 4인방중 유일한 민간 계약직.

한국재정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이론에 밝은데다 아주대 기획처장 시절
대학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력을 평가받아 이 실장이 공직입성을 권유
했다.

공직에서도 관료 못지않은 일처리 솜씨를 발휘해 민간 계약직의 성공모델로
꼽힌다.

고 박인천 금호그룹 회장의 다섯째 아들이다.

정지택 재정개혁단장도 지난 2월 재경부에서 기획위로 자리를 옮겨 정부
개혁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작업에서 일반행정과 농림.환경 및 복지.노동 분야를 맡았다.

또 기획원과 재경원을 두루 거친 경력을 바탕으로 경제부처간 교통정리에도
깊숙히 간여했다.

5선의원과 농림부장관을 지낸 고 정운갑씨의 셋째아들이다.

이들 4인방은 요즘 술좌석에서도 "정개타불(정부개혁의 타오르는 불씨)"을
외쳐대며 개혁의지를 다지고 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