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hnkoo@lge.co.kr >

언어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의의는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한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서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어야
언어로서의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정작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해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같은 말을 두고도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의식이나 문화가 다르면 그런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공통언어(Common Language)라는 것이 있다.

빠르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특정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공유가치를 뜻하는 말이다.

말하자면 구성원간에 서로 약속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일상적으로 쓰이는 용어는 물론 기업의 비전과
사업전략, 평가기준, 재무제표에서부터 윤리규범이나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의 모든 것이 공통언어에 해당한다.

공통언어를 가지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일할 수 있게 된다.

예를들어 "목표를 달성하자"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구성원들은 아무런
혼란없이 자신이 해야 할 과제를 이해하고 즉시 실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공통언어는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대단히 중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수많은 정보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화의 시대, 디지털의
시대다.

이러한 때에 공통언어를 갖지 못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에도 혼란이
생긴다면 그것은 적지 않은 손실이다.

때문에 기업이든 국가든 그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할 공통언어가 시급히
정립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연 전환기를 맞은 우리 한국인의 공통언어, 한국기업의 공통언어는 어떤
것일까.

그 해답을 찾는 것이 미래의 청사진을 앞당겨 실현하는 또 하나의 길이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