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성 근무는 실질보다 형식을, 실력과 노력보다는 아부와 부조리를
조장할 수 있다"

"실제 재난.재해가 발생한 경우 상황실 업무의 80%가 재해대책보고서
작성이고 실제적인 업무추진은 20%에 불과하다"

행정자치부 공무원(집필책임 김재영 민방위재난통제본부장) 13명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폭로한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라는
책자를 16일 펴냈다.

공무원의 치부를 드러냈던 김정길 정무수석의 "공무원은 상전이 아니다"의
후속편이다.

비생산적인 습관성회의부터 도마위에 올랐다.

"실.과의 서무담당 직원의 출근시각은 7시30분.

간부들의 일정과 일보 등을 국.과장 책상위에 올려놓는다.

과장은 국장실 회의에 참석, 30여분간 보고하고 국장은 이를 취합해
부서장실로, 그다듬에 국장과 부서장은 차관에게 똑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고한다.

차관과 부서장이 장관에게 지시를 받고 나오는 시간은 보통 10시가 넘는다.

이내용을 담당 계장까지 전달되어야 아침 회의가 끝난다.

본격적인 업무는 오후가 되어야 시작된다"

선례를 답습하는 업무관행도 꼬집혔다.

"민원인이 신청한 사항에 대해 수용하거나 거부해야할때 이와 유사한 선례가
있었는지 관계서류철을 찾아보고 있다면 이에따라 처리한다.

그렇지않다면 법령이나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일단 거부부터 하고 본다.

그래야만 나중에 잘못된 처리로 인해 발생할지 모르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결재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위임전결 규정에도 불구, 국.과장이 한번이라고 더 장.차관에게 "눈도장"을
받기위해 결재권의 상향화를 일부러 조장하는 때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위한 방안으로 <>담당부서장의 결재를 받은뒤 초과근무 허용
<>지원대책 위주로 상황실 운영 <>업무점검형및 일방적지시형 회의 척결
<>민원인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민원 수용 <>대면결재 지양및 하루 2회이상
전재결재운영시간 지정 등이 제시됐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