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 비티아이는 "잡초같은 생명력을 가진 업체", "종잡을 수 없는
변신의 귀재"등으로 평가받는다.

중소 시계부품 제조업체인 비티아이는 최근 2년동안 사명이 두번이나 바뀌
었다.

지난 97년4월 범한정기가 엔케이그룹에 인수되면서 사명을 엔케이디지탈로
변경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엔케이그룹이 계열사의 잇단 부도로 사실상 해체되고
벤처기업인 브레인하나로 인수되면서 이름을 다시 비티아이로 바꿔 달았다.

시계업종의 침체에 따른 영업부진으로 맞이한 여러번의 위기상황에서도
주인(최대주주)과 회사명을 바꿔가면서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최근에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브레인하나와 결별하고 "직원들만의 회사"로
다시 태어나 증권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티아이는 "애사주조합이 전환사채 주식전환으로 4.24%(45만4천여주)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고 지난 11일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지난 1월 전체직원 1백여명 가운데 47명(임원 2명포함)이 참여해 만든
애사주조합이 전환사채를 인수했다가 이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전환사채의 잇단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에도
불구하고 4천원대에서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케이디지탈 시절 액면분할을 실시해 현재 액면가가 5백원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주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엔케이텔레콤과 신세계팩토링등 엔케이그룹 계열사의 부도에도
주가는 1천원대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비티아이는 올해 주력제품도 시계부품에서 브레인하나로부터 넘겨받은
전자파차단장치등 신기술제품으로 바꿨다.

회사관계자는 "지난해 담보유가증권등에서 1백4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영업부문에서는 이익을 냈다"며 "올해는 신규진출한 전자파사업등으로 매출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애널리스트는 "회사에서 정보공개를 꺼려해 정확한 경영상태를
파악하기 힘들다"며 "주가수준이나 신규투자등으로 미뤄볼 때 든든한 재력가
가 뒤를 받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 송태형 기자 touhg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