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중 다우지수가 10,000선을 넘을 것인가.

넘는다면 그 시기는 언제인가.

이것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초미의 관심이었다.

그 다우지수가 장중 한때 10,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지난 1896년 5월26일 40.94로 출발한지 1백3년만에 도달한, 그야말로
전인미답의 지대다.

비단 미국경제만이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 역사에 표시해둘 기념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우지수 10,000 돌파를 전세계가 주시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적
의미에서만이 아니다.

세계경제의 회복이 미국 증시의 호황지속 여부에 달려 있어서다.

미국의 주가가 갑자기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미국민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세계경제는 또한번 휘청거릴 것이 자명하다.

때문에 세계 경제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다우지수 10,000
돌파의 배경과 향후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 배경 =저실업, 저물가, 고성장으로 특징지워지는 미국의 "신경제"가
원동력이다.

미국 경제는 91년 이후 연평균 3%대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작년 4.4분기의 성장율은 6.1%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도 2.5-3%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물가상승률은 1% 안팎에 머물러 지극히 안정된 모습이다.

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이같은 "신경제"를 가능케 한 것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80년대의 미국 경제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80년대초 당시 레이건 행정부는 대대적인 행정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덕분에 미국의 경제적 자유도는 크게 신장됐고 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가 정신을 부활시켰다.

미정부 통계에 따르면 82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무려 1천1백만개
기업의 창업이 이루어졌고 3천9백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됐다.

때문에 일부 경제학자들은 다우지수가 10,000 고지로의 등반을 시작한
시점을 82년8월로 소급해 올라가기도 한다.

실제로 그 이전의 10년간 1,000포인트 안팎에서 맴돌던 다우지수는 82년
부터 87년10월의 블랙먼데이 직전까지 2백19%나 상승했다.

또 블랙먼데이 이후 부시 행정부와 카터 행정부의 증세 및 규제 정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다우지수는 94년부터 다시 탄력이 붙어 현재까지 1백72%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 영향 및 전망 =세계경제가 좋지 않고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이기에
다우지수 10,000 돌파는 더욱 큰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다섯자리 수의 다우지수가 미국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고취
시켜 주가상승세를 더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내 소비도 계속 활황세를 이어나가 세계경제 회복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세계 증시의 "미국증시 동조화 현상"
으로 아시아와 유럽증시도 덩달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아시아와 유럽주가가 상승한 것도 다우지수 10,000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비관론도 적지 않다.

현재의 미국 주가는 과대평가된 것이므로 조만간 대폭락 사태가 올
것이라는 암울한 경고다.

이들은 기업인수합병(M&A) 열기가 이같은 과열을 야기했다고 지적한다.

또 상승종목이 인터넷 관련 주식 등 일부 첨단업종에 국한된 것도 말기적
현상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일각에서는 미국주가가 30-50%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주가가 대폭락까지는 안가더라도 장기간 제자리 걸음을 할 것이라는
절충형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그 근거로 과거 다우지수가 1,000 고지를 넘었을 때의 상황을 상기
시킨다.

즉 지난 72년 1,000 고지를 넘어선 다우지수가 이후 10년이 넘게 제자리
걸음을 한 것처럼 10,000대를 넘어서는데도 상당한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