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정치가들과 학자들이 영국경제에 대한 정부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실패한 사회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사이의 제3의 길을 말한다"

하지만 영국의 대표적 경제학자 패트릭 민포드(Patrick Minford) 교수는
"시장경제의 승리와 이해당사자 자본주의에 대한 미신"이란 부제가 붙은 책
"시장인가, 이해당사자인가(Market Not Stakes)"를 통해서 "제3의 길"에
대한 반론을 내놓고 있다.

그의 주장은 미시적인 수준에서 기업경영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기업경영은 근로자, 소비자, 그리고 지역 사회 등을 비롯한 모든 이해
당사자들에게 일정한 권리를 제공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말한다.

최근에 기업지배구조의 개혁과 경영투명성이란 기치를 올리는 정책당국자들,
시민운동가, 그리고 노동운동가들 가운데 많은 수가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거시적인 수준에서 불확실성의 제거와 소득 불균형의 시정, 그리고 정의로운
사회건설을 위해 정부개입을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경제정의의 기치를 높이 올리자는 소리가 드높아지는 최근의 우리
사회에서 오도된 개혁이 장기간에 걸쳐서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를
알려 준다.

1,2장은 자유사회에 대한 저자의 기본적인 논리를 담고 있다.

저자는 중도노선이나 제3의 길이 장기적으로 한 사회를 어떻게 침체시키게
되는가를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3장은 2차 대전이후 영국이 준사회주의의 길을 어떻게 가게 되었는가를
실증적인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당시 영국 사회를 지배했던 주요 지식인들의 사회주의적인 성향이 국가의
진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지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4,5장은 1979년 대처의 집권부터 1997년까지 통화정책과 공급측면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영국경제의 재건에 이바지했는가를 살핀다.

통화팽창의 거듭된 압력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통화공급을 견지할 수
있었던 것이 영국경제 재건의 초석이었다.

통화팽창의 장단기 효과에 대한 민포드 교수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영국경제의 재건은 생산성 향상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감한
규제완화와 공공부문 개혁, 시장원리 도입 등에 의해 뒷받침 되었음을 지적
하고 있다.

그는 영국의 약진과 유럽 국가들의 침체는 시장을 자유롭게 한 정책 때문
이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미래의 선택도 중도노선이란 이름의 단체주의 방식을 택하기
보다는 시장친화적인 정책에 기반을 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를 두고 갈등을 빚는 우리 정책당국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6~9장은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한 그의 견해를 싣고 있다.

글로벌 자본주의의 출현에 대한 가혹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의
발전적 진화를 예견하고 있다.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비등하겠지만, 저자는 끊임없는
적응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오리언 비즈니스 북스, 1998)

공병호 < 자유기업센터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