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때 10,000선을 돌파한 뉴욕증시 다우존스주가지수의 향배는 글자
그대로 관심사다.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대폭락사태가 올 가능성은 없는지, 아시아나 유럽증시의 동반상승을 기대해도
좋은지, 어느것 하나 관심을 끌지않는 것들이 없다.

지난 1896년 12개 공업관련주를 단순평균하는 방식으로 편제하기 시작한
다우존스지수는 76년만인 지난72년 1,000선을, 95년11월21일 5,000선을 넘어
섰다. 3년4개월만에 또 2배로 오른 셈인데 그 바탕이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인플레를 우려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올들어 미국
주가는 한때 약보합세로 돌아서는 양상을 보였었는데 최근들어 재무부증권
금리가 떨어지는 등 금리인상 가능성이 없다는 쪽으로 기울면서 다시 오름세
를 타고 있다. 오는 31일 확정치가 발표될 4.4분기 성장률이 6%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는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선으로 우려할 수준이 아니고
보면 주가상승은 그 나름대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물가가 안정돼 있는데다 실업률(4.3%)에 별 변동이 없고 공장가동률은
80.3%로 오히려 약간 낮아졌기 때문에 경기과열을 우려할 국면이 아니고
따라서 금리도 올릴 까닭이 없다는게 월가의 지배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주가지수가 대표적인 경기선행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우지수 10,000
돌파는 미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주가가 이미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무시하기는
어렵다. 우선 주가수익비율(PER)만 봐도 그렇다. S&P공업주 기준 PER는 현재
40.7배(현재 국내증시는 17배)로 80년대와 비교하면 2.5배다. 저축률 배당성
향 주가에 대한 인식 등 국가별로 차이가 있게 마련인 관행에 따라 나라마다
"전통적인 수준"을 형성하게 되는 PER의 급상승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
은 호황으로 기업수익이 늘어난 비율 이상으로 주가가 올랐다는 뜻이고, 국민
들의 주가에 대한 인식이나 판단기준 등 "관습"은 속성상 안정적이라고 본다
면 신규 매입에 적신호로 작용하게 될것 또한 분명하다.

최근들어 미국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종목들이 이른바 첨단업종주식들이고
이들 주가는 거품이 적지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린스펀 FRB(미연준리)
의장도 첨단업종 주가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기도 하다.

가장 우려해야할 일은 끝없이 오르던 미국주가의 대폭락이다. 하루에
22.5%나 떨어졌던 87년 블랙 먼데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미국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팽배하면 이는
미국자금의 해외증시유출로 이어지게 될 수도 있다. 갖가지 가능성을 지닌
주목해야할 변수가 미국주가인 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