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가 19일부터 2박3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오부치 총리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의 성격을 갖는다.

또 한.일 양국정상회담의 정례화 합의에 따라 이뤄지는 첫 방한이다.

오부치 총리의 방한은 의례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김 대통령의 방일로 다져진 "21세기 새로운 파트너쉽"의 내실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양국 정상은 20일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10월
합의했던 "파트너쉽 공동선언" 및 행동계획(action plan)의 구체적인 추진
현황과 향후 취해 나갈 후속조치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국 경제현안의 핵심인 투자협정과 관련, 연말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구체적인 일정에 합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부치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한.일 양국간 현안들을 점검해 본다.

<> 한일 슈퍼엑스포 =양국은 오는 2002년 월드컵 축구의 한일 공동개최에
맞춰 내년부터 3년간 해마다 한차례씩 번갈아가면서 종합교역이벤트를
열기로 원칙 합의한 상태다.

무역 기술 투자분야 뿐만아니라 문화예술 스포츠행사까지 겸한 초대형
종합박람회로 꾸민 다는 방침이다.

다음 세기를 이끌어 갈 양국 신세대의 이해증진을 위해 자기 나라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산업자원부와 일본의 통산성간에 실무협의가 여러 차례 열려
대규모 엑스포 개최에 따른 전시장 확보 등을 논의해 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먼저 제안한 입장이지만 정부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본측은 한국쪽 준비상황을 지켜 보고 나서도 늦지 않다는 눈치다.

<> 수입선다변화 =한국은 오는 6월말까지 일본산 제품의 한국수입제한조치인
수입선다변화 제도를 완전히 폐지한다.

대일무역 역조를 개선키 위해 78년1월 도입된지 21년만이다.

이미 정부는 작년말 1천5백cc 초과의 지프형 승용차와 캠코더 등 32개
품목을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해제했다.

이어 올 6월30일 0시부터 일제 브랜드가 붙은 칼라TV 세단형자동차 등
16개 품목마저 한국시장에 상륙한다.

한국의 관련업계는 대책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특히 마케팅에서 취약한 일부 국내 중소업체들은 일본기업들이 넘쳐나는
재고품을 한국시장에 소나기식으로 밀어내 단숨에 한국시장을 제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한일투자협정 및 APEC 투자박람회 =일본은 작년 7월 자유무역투자협정
(FTA) 체결을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한국은 자유무역투자협정의 전 단계로서 투자협정 체결을 일본측에 제의
했고 그동안 실무협의가 진행돼 왔다.

최근 양측 실무자들은 오부치 총리의 방한기간중에 "금년중 투자협정을
매듭짓기로 공식화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다음달 실무협의에선 투자자에 대한 내국민.최혜국 대우 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계속한다.

투자와 관련된 송금자유, 국제분쟁절차선택권 문제 등도 해결돼야 한다.

APEC(아.태 경제협력체) 투자박람회도 현안이다.

제1차 APEC 투자박람회가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릴 때 일본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이느냐에 따라 사실상 행사 성패가 좌우된다.

일본은 아직 투자박람회에 설치될 부스인 정부관을 신청하지 않았다.

< 정구학 기자 cgh@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