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가에 보기드문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달 15일로 다가온 소득신고기한을 앞두고 "데이 트레이더(Day-trader)
족"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는 것.

데이 트레이더란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1초에도 두세번씩 매매주문을 내는
초단기 주식매매자들.

이들은 0.25-0.5달러의 미세한 주가 움직임도 파고들면서 하루에도 수백회씩
매매주문을 내는 자칭 투자예술가들이다.

그러나 바로 그것 때문에 소득신고를 앞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미국 국세청(IRS)이 요구하는 "스케줄D-자본이득 신고서"라고 부르는
이 구비서류는 투자종목과 매매내역을 일일이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 1년 동안의 거래내역을 담은 자료가 산더미만하다보니 정리가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 되어버린 것.

그런데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보내주는 자료엔 보유자산이나 배당,
수익같은 대략적인 정보만 적혀 있어 특정 주식의 매매 내역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자 찰스 슈왑이나 토론토 도미네이션 뱅크, E*트레이드
같은 온라인 전문 중개업체들은 고객들이 매매내역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새로 만드는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형 회사들과는 달리 소형 온라인 거래업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

한편 미국 정부는 올해부터 초단기투자 자본수익에 대해 최저 15%에서
39.6%까지의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이는 장기투자 자본소득(20%내외)에 비해 휠씬 무거운 세율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정부의 이같은 고세율은 최근 급격하게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초단기 주식매매의 사회적 위험을 줄이보려는
고육책으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