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2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화해와 교류를
지향하는 대화의 문을 열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 작년 8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일.북한 수교협상과 식량원조 등이 중단
됐는데 대북현안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 오부치 총리 =북이 대화의 문을 열도록 김대통령과 함께 호소한다.

지하핵시설에 대한 북.미 합의는 바람직하며 미사일 문제에도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북한이 건설적 대응을 해온다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의 폐쇄도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한반도원자력개발기구(KEDO)가 북한의 핵개발을 방지하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틀 인만큼 자금공여에 대한 교섭을 실시하고 있으며 마무리되는
대로 국회에 지원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KEDO에 대한 지지입장에 변함이 없다.

- 북한에 대한 식량 및 농업지원이 이뤄지려면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어야
한다는게 일본국민의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김 대통령 =한.일 양국은 북한문제에 대한 태도 차이는 없다.

북한의 미사일은 일본과 한국에 모두 위협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는 절대로 생산돼서는
안되고 사용돼서도 안된다.

납치된 사람 문제는 일본 뿐만아니라 우리한테도 있다.

북한과 포괄적으로 해결할 때 이런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북한이 전쟁을 포기하고 평화에 협력하면 우리는 북한에 경제지원, 국제사회
참여 등 북한이 필요한 모든 문제를 지원할 용의가 있다.

- 일본은 북한과 비공식 접촉을 하고 있는데 그 목적은 무엇이며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오부치 총리 =일본과 북한간의 충분한 의사소통은 어렵다.

최근에 일본 국회의원이 평양을 방문하는 등 여러 각도와 경로를 통해
북측과 접촉하고 있다.

일본국민들은 아직도 미사일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다.

일본이 북한에 취하고 있는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건설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핵과 미사일에 대한 북한정부의 대응태도를 종합 검토한 뒤 북한이 건설적
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것이다.

납치 일본인 문제도 한국과 정보를 교환하며 조기에 가족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일본천황의 한국방문은 언제 성사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 김 대통령 =이는 일본측에서 언제가 좋을 지 판단해야 할 문제이며
일본이 요청해올 경우 정부는 협의에 응할 것이다.

따라서 일본천황의 방한은 실현될 것이며 한일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천황의 방한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본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