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까지 요소투입을 확대하는 정부 및 대기업 주도형 성장 전략으로
급속한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60년대에는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섬유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을 수출산업
화했고 70년대 중반이후에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철강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 자본집약적 중화학공업을 육성했다.

생산 규모면에서 반도체와 조선은 세계 톱 수준에 올라섰다.

전자도 세계 4위의 경쟁력을 갖추었으며 자동차 석유화학은 5~6위의 위치에
있다.

한국 산업은 그러나 고비용 구조와 과잉 설비, 기술 부족 등으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취약한 산업구조가 IMF사태를 불러일으킨 주되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우리 경제는 선진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후발개도국의 추격에 다급해
진 ''호두까기(nutcracker)'' 상황이 돼 버렸다.

<> 산업구조 부문 =우선 장치산업 위주의 경직적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대규모 장치산업 위주의 소품종 대량생산 및 물량위주의 수출 구조로
여건 변화에 신축적인 대응이 곤란하다.

경공업 기반은 급속히 붕괴하고 있다.

섣부른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입유발적 산업구조도 문제다.

부품 소재 등 중간재와 기계류 등 자본재 산업의 낙후로 수출확대가 수입을
유발하는 구조가 고착돼 왔다.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다소비업종 중심의 산업구조로 에너지소비가
과다하다.

국민총생산(GDP)과 비교한 에너지 비용은 일본과 독일이 각각 0.15,
0.19인데 반해 한국은 0.42다.

세계적인 환경규제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수도권과 지방산업간의 불균형도 크다.

GDP의 50% 가까이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 산업조직 부문 =대기업이 한국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다보니 대기업들이 핵심역량에서 벗어난 과도한 비관련 다각화로 경제력
이 대기업집단에 집중돼 있다.

제조업에서 1~4대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96년 기준)은 출하액이 27.4%,
부가가치가 22.0%, 자산이 29.2%나 된다.

중소기업은 제조업 고용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출하액이나 수출은
절반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대기업들은 차입 외형위주의 기업구조를 갖고 있어
대외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외환위기에 따른 충격파를 흡수할 능력이 부족했다.

치유단계에 있다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기업지배구조도 취약해 효율적인 경영감시가 미흡하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 고비용 저효율 구조 =노동 자본 등 투입요소에 의존하는 저효율 구조를
갖고 있어 성장이 한계에 부딪쳐 있다.

전체 산업의 생산성은 미국의 51%에 불과하다.

산업의 질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기술력도 취약해 주요 산업의 핵심기술은
선진국의 40~60% 수준에 불과하다.

생산요소의 고비용 구조도 성장의 걸림돌이다.

높은 금리와 임금상승률, 경직적인 노동시장구조는 국제경쟁력 약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장용지의 만성적인 부족, 높은 용지 가격, SOC 투자 미흡 등도 성장의
큰 걸림돌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