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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 신 르네상스] 미국 제조업 부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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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0년대만해도 일본은 "미국은 더이상 적수가 아니다"고 큰소리 쳤다.

    자동차 산업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듯 일본은 욱일승천의 기세였으며
    미국은 경기불황과 정리해고 열풍으로 몸을 움츠려야 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일본경제가 부진을 지속하는 동안 미국경제는 92년부터 회복세로 전환,
    사상 유례없는 고성장과 최저수준의 실업률을 지금까지 구가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주가지수는 사상처음으로 한때 10,000포인트를
    돌파했다.

    미국기업들은 일본식 생산방식을 미국 실정에 맞게 개량하고 수준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높였다.

    이제는 일본이 미국에서 배울 차례다.

    미국 제조업의 부활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80년대 미국내에선 몰락해가는 팍스 아메리카나에 대한 깊은 우려와
    좌절의 분위기가 팽배했다.

    82년 제조업 분야의 무역적자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85년이후엔 전체
    무역적자의 대부분이 제조업 분야 적자였다.

    이런 상태에서 제조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으며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이뤄졌다.

    86년 시작된 MIT대학의 미국내 전산업 실태조사는 이런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MIT는 조사결과 "제조업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라며 "기업 조직형태와
    경영자세에서 비롯된 "생산성 저하"가 문제의 기저에 놓여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후 미국기업은 "리스트럭처링"이라는 멀고도 험한 길을 걷게된다.

    미국기업의 리스트럭처링은 크게 <>사업 재구축 <>경영합리화 <>관리시스템
    재편성 등 3가지 방향으로 추진됐다.

    우선 사업 재구축은 적자이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분리 매각하는
    한편 핵심사업부문을 집중 육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M&A(기업인수합병)와 전략적 제휴, 아웃소싱이 그 수단으로 동원됐다.

    미국 기업들은 특히 미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관점에서 사업구도를
    새로 짰다.

    거액의 정보화 투자도 이뤄졌다.

    이와함께 잉여인력을 대거 감원해 군살을 빼는 한편 부채를 줄이고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재무 리스트럭처링등 경영합리화도 추진했다.

    또 현업부서로의 권한과 책임이양, 본사 경영진과 스태프 관리자의 감축,
    업적을 기초로 한 보상 등의 관리기구 재편성도 이뤄졌다.

    리스트럭처링의 결과는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90년대 들어 연 2.2%로 뛰어오른 것이다.

    이는 70년대와 80년대의 미국내 생산성은 물론 일본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미국과 일본간 역전과 재역전 드라마의 배경에는 바로 "생산성"이라는
    엔진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80년대만 해도 도요타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은 소형차를 앞세워
    미국시장을 휩쓸었다.

    반면 포드 GM 크라이슬러등 미국의 빅3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90년대 다시
    세계 자동차산업의 리더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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