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브랜드를 개발해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것이
바로 삼성전자의 휴대폰 "애니콜"이다.

삼성은 89년말 모토로라가 장악하고 있던 국내 휴대폰 시장에 국내
전자업계의 자존심을 걸고 뛰어들었다.

당시 사용했던 이름은 고유명사를 담은 상품명으론 보기 어려운
"삼성휴대폰".

경쟁이 될리가 없었다.

5년 가까이 노력했지만 점유율은 10%를 넘지 못했다.

삼성이 내린 결론은 이랬다.

강력한 파워를 가진 상품명을 개발하지 않고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

이렇게 해서 94년 9월 탄생한 것이 "애니콜"이다.

삼성전자는 이후 3단계의 광고캠페인을 전개하며 애니콜의 브랜드
자산가치를 키워나갔다.

1단계(94.9~96.6)에서 삼성은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슬로건으로 승부했다.

당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모토로라가 외국제품임을 겨냥한
것이다.

디지털 휴대폰시장에 본격 진입한 시기인 96년7월부터 삼성은 2단계전략을
구사했다.

액정화면에 한글표시기법이나 음성다이얼링 등 신기술을 강조했다.

모델도 톱브랜드 답게 톱클라스인 배우 안성기씨를 기용했다.

3단계(97.10~현재)에서 삼성은 "작은 소리에도 강하다"는 카피를 갖고
새롭게 시작된 PCS폰 시장을 공략했다.

삼성은 이런 과정을 거쳐 휴대폰, PCS폰 점유율 55%라는 아성을 굳건히
할 수 있었다.

내수시장 뿐 아니다.

지난 97년 1억달러를 돌파한 수출은 지난해 5억달러를 거쳐 올해는
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4월 고려대와 미국 스탠퍼드대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애니콜의
브랜드 가치는 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세계시장에 수출하게 된 올해부터는 이 값이
2,3배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삼성의 기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