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LNG선 FPSO선 대형여객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 삼성중공업 등이 최근 대형여객선 시장에 뛰어들고 모든 조선소들이
드릴십 등 원유시추선박시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종래 탱커나
살물선 등 상선에 치우쳐 영업을 해온 관행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조선소들은 이와함께 WIG선 초고속화물선 등 "꿈의 선박"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국내 조선소들이 기존 상선위주의 영업과 생산에서 벗어나
고부가선박수주, 첨단선박의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조선시황이
조만간 불안해질 것에 대비하자는 뜻이다.

세계 선박건조수요는 당장 2000년대초까지는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선령 20년 이상의 노후선박이 97년 기준으로만 30.7%에 달해 대체수요가
있는데다 환경 및 안전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건조설비규모는 2005년 이후 불황기가 오면 설비과잉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설비증설,일본의 설비규제완화, 경쟁력없는 유럽조선소들의
보조에 의한 유지 등이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은 90년대 들어 세계 조선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약진을
거듭해왔다.

97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지난해 선박 수주량은 1백75척 9백99만8천5백t을 기록했다.

사상최대였던 97년에 비해서는 21.6%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81억7천5백만달러로 21.7% 줄었다.

그러나 수주잔량이 1천9백만t을 넘어 업체별로 2년치 일감을 확보해놓고
있는 상태다.

건조량은 1백63척 8백63만4천6백t으로 전년보다 15.9% 늘었다.

국내 업체들은 품질 기술보다는 낮은 선가에 의존해 범용상선(탱커
벌크캐리어 컨테이너선 등)들을 수주, 건조해왔다.

90년대이후 환율변화가 커지면서 임금 자재비 경비보다 환율이 가격경쟁력의
주요변수가 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주요 경쟁국인 일본과 비교하면 엔고가 지속되던 96년초까지는
10~20% 우위, 엔저추세이후 IMF사태이전까지는 5~3%열위, IMF사태이후는
환율급등으로 약 10~19% 우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술수준은 기술도입, 연구소와의 공동연구, 기업의 자체개발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꾸준히 향상돼왔다.

그러나 설계기술의 견적 및 기본설계, 관리기술의 자재관리 등은
아직도 일본의 80%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조선산업의 생산은 세계조선시황의 점진적 퇴조와
함께 2000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1년이후 2003년까지 탱커의 대체수요가 줄고 이로인한 수주잔량감소
등의 요인에 의해 조선생산이 매년 1.9%정도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5년께에는 세계 조선시장의 발주감소에 따라 7백만t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0년께에는 세계조선시장의 본격적인 불황주기가 닥쳐 우리나라
선박의 생산과 수출이 약 5백만~6백50만t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조선소들은 고부가선박쪽으로 비중을 옮기고 있다.

현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탱커 벌크캐리어 컨테이너선 외에
LNG선 LPG선 FPSO(부유식석유생산저장운반선)등의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분야는 90년대 중반이후 국내업체들이 건조경험을 축적하기 시작한
분야다.

세계 에너지시장의 규모확대와 함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2003년 이후의 중장기 유망품목으로는 초고속화물선과 여객선을 꼽고 있다.

기존 선박의 속도증강도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1세기에는 시간의 비용화가 두드러지면서 기존 화물선 및 여객선의
초고속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조선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기술위주의 경쟁체제를 확립해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세계 조선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높여야 한다.

고부가 선박의 건조를 확대하고 기술개발 방향도 과거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점차 수요를 창출, 수요자를 리드하는
미래지향적인 기술개발 자세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대형여객선, 고신뢰도 지능화선박, 무인화선박 등 미래지향적 차세대선박의
연구개발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다.

2005년께까지는 주요 대체수요 선박이면서 국내 주력건조선박인 탱커 벌크
캐리어 등 재래단순형 선박에 에너지 및 인력절감기술을 채용하고 표준선형
화를 꾀해야 한다.

선박생산공정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여 가격경쟁력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가스운반선 카페리선 초고속선 등의 건조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함께 조선시장의 리더로서 세계 선박수급구조의 안정화에 노력하고
지구해양환경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