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난 사람 = 추창근 정보통신부 부장

제2 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이 4월 1일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

지난 1백년이상 한국통신의 독점상태로 남아 있던 시내전화사업이 2원화
되면서 경쟁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국제전화는 이미 한국통신.데이콤.온세통신 등 3개 통신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외전화도 한국통신 데이콤에 이어 오는 10월부터 온세통신이 가세, 3자
경쟁체제에 들어가게 된다.

이동전화는 벌써 다자간 경쟁체제가 확립돼 있다.

하나로통신의 출범은 이런 이유에서 통신서비스 경쟁체제 도입이 일단락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제 소비자들은 시내전화도 원하는 통신업체와 서비스를 골라 쓸 수 있게
된다.

"통신 소비자주권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간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견된다.

이제 막 출발하는 하나로통신 입장에서는 전화국과 전화회선등 통신인프라는
물론 서비스 운영의 노하우등 모든 면에서 한국통신이라는 거인과 맞상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월부터 개시되는 하나로통신의 서비스도 한국통신과는 달리 서울 등 4개
대도시 일부 지역으로 한정된다.

하나로통신 신윤식(63) 사장을 만나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앞으로의 사업계획은 어떤지를 들어봤다.

-많이 바쁘시겠습니다.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제2 시내전화사업의 출범인데 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전화국과 교환기 설치 등 인프라구축은 이미 끝났고 시험통화 품질도
기대한 만큼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지금은 광케이블 가입자망 설치작업을 마무리중입니다.

모두 처음 시도하는 일들이라 걱정이 많지만 기대도 큽니다.

후발사업자는 다 마찬가지지만 더 많이 고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교환기만 해도 음성위주 통신은 차세대 교환기인 TDX-100급 이상, 인터넷 등
데이터통신은 초고속 교환기인 ATM으로 수용하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거든요.

지금까지는 시범서비스를 받고 있는 예비가입자들의 반응이 좋고 통화시험
결과도 만족스러워 다행입니다"

-초고속 통신을 실현하는 광케이블을 모든 가입자에게 일일이 설치해 주는게
쉽지는 않을 텐데요.

더구나 영상전화등 첨단 통신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것도 아니고
컴퓨터를 보유한 가입자가 영업대상이 되는 만큼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전화는 기지국만 세우면 되지만 우리는 집집마다 회선을 깔아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가정에 있는 PC들이 386급에서부터 586급까지 모두 달라 통신망 구축에
애로가 많습니다.

음성전화와 초고속 인터넷등을 동시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86급 PC가
필요하거든요.

그렇다고 이용자들에게 PC를 모두 586급으로 바꾸라고 할 수도 없고.

난감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파트단지에 광가입자망을 수용하는 광단국장치를 개설할 때도 일부
주민들이 잡상인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생기는 등 해프닝이 많습니다"

-무선가입자망(WLL)같은 통신서비스는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 최첨단 통신서비스에 대한 "실험"인데 제대로 굴러 갈수 있을지
확신하고 있는지요.

"오는 9월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4천여명을 대상으로 시험중인데 사실
고장이 많습니다.

그런데 고장의 원인이 주로 통신기술의 문제보다는 PC불량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아무튼 고장이 없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신품질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고
자신감이 생길때 본격 서비스에 나설 생각입니다"

-하나로통신의 출범은 시내전화의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멀티미디어 통신 싸고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어떤 서비스들이 있습니까.

"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부터 전화단말기
에 달린 액정화면으로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는 영상전화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케이블 TV망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을 지금보다 1백배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도 있어요.

하나로통신은 기본적으로 음성전화보다 데이터통신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싼 요금으로 인터넷을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현재 인터넷을 하루 1시간 쓰면 월 3만원 정도 드는데 우리는 2만원만 받을
생각입니다.

또 한달에 5만원을 내면 시간제한 없이 인터넷을 무한정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두 처음 시도하는 일이지만 초고속 통신이 가능해지면 정보사회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사업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서비스지역이 제한돼 있습니다.

광케이블을 설치하려면 앞으로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계속 이뤄져야 하고
상당 기간 적자를 감수해야 되는 문제점은 없습니까.

"4월부터 서울과 부산 인천 울산등 4개 도시에서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그중에서도 5백세대 이상의 2백41개 아파트단지와 3백95개 오피스빌딩이
대상입니다.

연말까지는 3백세대 이상 1천1백69개 아파트단지와 1천2백60개 빌딩으로
확대됩니다.

9월께에는 WLL서비스를 통해 일반 단독주택과 소규모 빌딩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분당을 포함한 성남지역은 10월부터,대구 대전 광주 안양은 하반기부터
초고속 데이터통신부터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앞으로 가입자가 급속히 늘어 날것으로
확신합니다.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시장은 무한하다고 봅니다"

-거대 통신기업인 한국통신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어떤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지요.

서비스 차별화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본적으로 한국통신과 경쟁한다기 보다는 공존의 길을 찾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이뤄 모두 이기는 "윈-윈 전략"을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와 한국통신은 국가재난등에 대비해 통신망을 이원화한다는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신축건물을 가입자로 유치하는 경우도 우리가 먼저 전화회선의 30%
정도를 한국통신에 할당하려고 합니다.

지금도 그런 협력관계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초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나 한양아파트 같은 곳은 하나로통신
의 광단국 장치를 설치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들 아파트는 오래전에 지어져 한국통신의 회선 1개 밖에 없기때문에
우리가 들어가면 한국통신이 빠져야 하거든요.

주민들이 강한 불만을 표시해 결국 서비스지역에 포함시켰지만 한국통신과
경쟁하지 않으려 했던 겁니다"

-현대와 LG간 반도체빅딜로 현대측이 갖고 있는 데이콤등의 유선통신 지분이
LG로 넘어갈 것이란 얘기가 많습니다.

하나로통신 지분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사업추진에 있어 어떤 변수로
작용할 우려는 없습니까.

"하나로통신은 대기업들이 9천2백억원을 출자한 주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국민이 주주인 국민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신은 근본적으로 공익사업이기 때문이지요.

주식을 누가 갖고 있든지 사업 성격이 달라질 수 없다고 봐요.

현대와 LG간 지분변동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의연하게 대처해나갈
생각입니다"

-이제 영업을 시작하는 단계인데 손익분기점은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일단 올해 목표인 가입자 43만명과 매출액 8백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예약가입자가 2만명인데 서비스가 시작되면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손익분기점은 2003년으로 잡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에만 5천억원의 투자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한 지역당 5백억원 정도의 투자가 소요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2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입니다"

< 정리=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