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전화기에서 아예 다이얼 버튼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

일일이 다이얼을 누르지 않고도 말로 전화를 걸어 원하는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을 현실화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음성인식기술
이다.

인간의 음성을 컴퓨터와 교환기가 알아 들을 수 있게 문자로 변환시키는
첨단 기술이다.

이 기술은 21세기 통신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기술로 꼽힌다.

미래사회에서는 이용자들이 문자보다 빠르고 편리한 음성으로 통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호할 것은 분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고성능.저가격의 컴퓨터와 교환기등 장비기술의
발달이 선행돼야 한다.

그만큼 관련산업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미국 유럽 일본등에서는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음성인식기술을 응용한
통신서비스 개발이 한창이다.

이 기술을 응용한 간단한 통신서비스는 이미 개발돼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AT&T는 이 기술을 응용한 "유니버설 카드 서비스"를 개발, 운영하고
있다.

전화를 걸어 음성으로 신용카드 번호를 말하면 은행계좌 정보내역을 음성
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통화할 상대방 전화번호를 대면 전화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실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벨코아사는 "콜매니저"라는 전자서비스 개발이 한창이다.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어도 걸려오는 전화를 자동으로 받아 중요도에 따라
전화내용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유럽에서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네덜란드어 포르투갈어등
6개국 언어를 인식해 서비스해주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외국에 출장중인 사람에게 6개국 언어로 현지 전화사용방법과 긴급 전화번호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현재 65개 단어까지 통신이 가능하도록 개발돼 시험운영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통화중 걸려온 전화를 받아 메시지를 남기고 통화후 음성명령
으로 저장된 메시지를 들을 수 있게 한 "콜마인드"라는 서비스가 지난 95년
부터 운영되고 있다.

BT사의 한 연구소에서는 직원 4백명의 이름을 인식해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무선호출기(삐삐)에 상대방 전화번호나 기능선택명령등을
말하면 호출신호등을 보내주는 "콜링 파티 페이즈"라는 서비스가 이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최근 음성인식기술을 응용한 통신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NTT사는 전화로 새 이름을 말하면 소리를 들려주는 서비스를 운영중이며
NTT-DATA사는 전화를 건 뒤 음성으로 돈을 자동이체할 수 있는 홈뱅킹
서비스를 시험운영하고 있다.

KDD는 통화하려는 사람의 이름을 대면 구내전화를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음성인식기술 상용화가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통신은 전자통신연구원(ETRI)및 일본 KDD와 공동으로 지난 95년 한.일간
자동통역 전화서비스를 시연한데 이어 지난해 3월부터 700국번 서비스를 통해
음성인식 증권정보서비스를 시험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는 서울지역 주요 관공서와 언론사 금융기관 병원및 주요
기업체 3백여곳을 대상으로 전화를 건 뒤 이름만 대면 자동으로 전화를
연결해주는 "음성다이얼 서비스"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오는 5월께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상용화에 들어가 올해말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