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데이터에 기초한 과학적 인사를 정착시키겠다"

삼양사의 김윤사장이 이례적으로 전직원들에게 인사원칙을 밝혔다.

연공서열이 파괴되고 능력주의 인사가 도입되는 등 IMF이후 재계에 인사
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직원들의 분위기가 뒤숭숭해지자 전직원들에게 육성
으로 인사정책을 설명하고 나선 것.

김 사장은 최근 월례조회를 열고 객관적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예컨대 3년간 인사고과중 초기에는 성적이 나쁘다가 승진이 임박한 3년차에
갑자기 성적이 좋아진 경우, 승진대상에서 탈락시키겠다고 말했다.

고과를 매기는 상급자가 "승진때가 됐는데 점수를 잘 줘야지" 하는 심정적
이유로 준 점수는 철저히 가려내겠다는 얘기다.

잘한 일은 물론, 잘못한 일도 인사고과에 반드시 데이터화해 신상필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매, 공사발주, 출납 등 사고위험성이 높은 자리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직무순환을 적용시킨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자리의 경우 하위직급자는 되도록 여러 부서를
순환시키되 상위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전공을 찾아 전문화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다.

웬만하면 승진시키던 삼양사의 보수적인 인사체질도 완전히 바뀌게 됐다.

김 사장은 이날 "피라미드형 조직"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하위직원들은 되도록 승진시키되 상위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승진하기 어렵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초 정기승진인사때 부장승진 대상자중 40% 정도만이 부장을
달았다.

60% 이상이 승진했던 과거에 비하면 박해진 셈.

회사관계자는 김 사장이 직접 인사방침을 설명하고 나서데 대해 "모두의
최대관심사인 인사제도의 투명성을 높이는게 회사나 개개인의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