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경제는 사상 최악인 마이너스 5.8% 성장을 기록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지난 95년이후 3년만에 1만달러 밑으로 추락,
6천8백23달러로 줄었다.

한국은행은 23일 "국민계정추계"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
(GDP)은 전년보다 5.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명목 GDP는 4백49조5천88억원(3천2백13억달러)이었다.

이같은 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이 국민계정집계를 시작한 지난 50년이후
가장 나쁜 수준이다.

또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지난 80년(마이너스 2.7%)이후 18년만
에 처음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옛 1인당 GNP)은 전년보다 3천4백84달러(33.8%) 감소해
지난 91년 수준(6천8백10달러)으로 후퇴했다.

이에 따라 경제규모(명목 GDP 기준)는 97년 세계 11위에서 17위로, 1인당
국민총소득은 33위에서 42위로 각각 주저 앉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5.3%로 3.4분기(마이너스 7.1%)
에 비해 감소세가 둔화됐다.

한은은 경기가 작년 4.4분기에 저점에 달한뒤 회복세에 있는 것으로 추정
했다.

이성태 한은 조사부장은 "경기가 올 1.4분기부터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
연간으론 3%가량 성장하고 1인당 국민소득도 8천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 3분의 2로 쪼그라든 경제규모 =환율급등과 경기침체로 국내 경제는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GDP는 원화기준으로는 0.8%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달러 기준으로는 32.6%나 감소했다.

한국경제는 97년 당시 우리나라보다 경제규모가 작았던 멕시코 인도
네덜란드 호주 아르헨티나 러시아보다 더 작아졌다.

1인당 국민총소득도 우리나라보다 밑에 있었던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바레인
보다 작아졌다.

<> 생산.분배.지출면에서 본 GDP =생산측면에서 국내총생산은 전 산업부문
이 감소세를 보인게 특징이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이 각각 7.2%와 9.0% 감소해 침체현상이 두드러졌다.

농림어업과 서비스업도 생산이 부진했다.

분배(소득) 측면에서 총생산의 59.0%는 임금등 국민들의 노동에 대한
댓가로 주어졌다.

나머지 41.0%는 자본(돈)에 대한 이익으로 분배됐다.

노동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노동소득분배율은 지난 97년
62.8%에서 59.0%로 줄었다.

생산이 줄어들자 지출도 크게 감소했다.

소비지출은 8.2% 줄었다.

투자는 21.1% 감소했다.

소득에서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인 저축률도 33.2%로 전년보다 낮아졌다.

그나마 수출이 13.3% 증가하고 수입이 22.0% 감소한 덕분에 국내총생산의
하락폭을 줄일 수 있었다.

<> 기준년도 변경및 국제기준 적용 =한은은 경제구조의 변화에 맞춰 GDP
통계의 기준년도를 90년에서 95년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90년대 GDP 규모는 전반적으로 7.2%씩 금액이 커진다.

때문에 지난해 추정과 달리 97년 1인당 GNI는 1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난다.

또 이제부터는 1인당 국민소득을 파악할때 국민총생산(GNP) 대신 무역에
따른 손익을 감안한 국제기준인 국민총소득(GNI) 계정을 사용키로 했다.

국제연합(UN)이나 세계은행(IBRD)에서는 지난 93년부터 GNI로 바꾸도록
권고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