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공사가 운영하는 영화아카데미 졸업생들이 충무로 영화계를 누비고
있다.

영화아카데미는 지난 84년 졸업한 1기로부터 지금까지 모두 1백74명의
영화인을 배출한 한국영화부흥의 산파역을 맡고 있다.

졸업생들은 영화감독을 비롯 시나리오작가 교수 영화평론가 등 영화산업
곳곳에서 하나의 큰 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영화계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아카데미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분야는 영화감독.

92년 "결혼이야기"로 한국영화의 한획을 그은 김의석 감독이 1기생이다.

"구로아리랑"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원한 제국" 등을 제작, 흥행에
성공한 박종원 감독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오병철 감독, "걸어서
하늘까지" "본투킬"의 장현수 감독 역시 1기생이다.

2기생으로는 "내일로 흐르는 강"의 박재호 감독, "사랑하기 좋은 날"의
권철인 감독이 있다.

"그섬에 가고 싶다"로 유명한 박기용 감독과 "개같은 날의 오후"로 히트를
한 이민용 감독은 3기생이다.

최근 "내마음의 풍금"으로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영재 감독도 86년
에 졸업한 3기생이다.

4기 출신으로는 오석근(네멋대로 해라) 이현승(그대안의 블루) 정준섭
(백수스토리) 김태균(박봉곤가출사건, 키스할까요) 이정향(미술관옆 동물원)
감독이 활동하고 있으며 박헌수(구미호) 임상수(처녀들의 저녁식사) 감독이
5기생이다.

영화아카데미에선 교수도 많이 배출했다.

김소영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를 비롯 유지나(동국대) 박종원
(영상원) 황규덕(한국영화아카데미 전임) 이용배(계원예술조형대) 교수 등이
1기생이다.

이밖에 편장완 교수(영상원) 박종호 교수(부산예술전문대) 등은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영화아카데미 졸업생들이 영화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최첨단
기자재를 비롯 현장실습 위주로 이루어진 독특한 강의내용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년6개월간 18명의 정원으로 할리우드의 영화기법과 탄탄한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법 등 영화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운다.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기회도 자주 가지면서 이론도 함께 배운다.

이 아카데미 입학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유지나 교수는 "영화아카데미는 영화에 열정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 끊임
없는 토론과 실험을 거쳐 참된 영화인을 키우는 곳이 되고 있다"면서
"졸업생들의 열정이 결국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