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무거운 책을 여러권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휴대용 단말기 하나에 수십권의 책을 저장해 언제 어디서든지 골라 볼 수
있다.

종이와 인쇄기계가 필요없는 "전자책"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누보미디어사가 소설책 10권 분량인 4천쪽의
내용물과 그래픽을 담을 수 있는 "로켓 E북"을 선보였다.

일본에서도 관련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출판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마존의 서점혁명에 이은 "책의 혁명"이라고
평가한다.

"전자책(E-Book)"은 종이 대신 미니디스크와 액정화면으로 만들어진다.

책 내용은 PC에 연결해 인터넷 등에서 내려받을(다운로드)수 있다.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전자책 안에 내장된 사전을 검색할 수도 있다.

간단한 메모와 프린트기능까지 달렸다.

책값은 전자책을 통해 볼 수 있는 다운로드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책 1권을 내려받는데 보통 2~5분이 걸린다.

가격은 18~25달러.

종이책보다 싸다.

인쇄비나 창고보관료 수송비 등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단말기값은 4백99달러(약 65만원).

일본은 오는 2000년 실용화를 목표로 1백억엔을 투자해 서적을 전자데이터
상태로 유통시키는 전자서적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유수의 출판사 유통업체 가전메이커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 내년까지
3만개의 전자단말기를 준비하고 1만5천종의 책을 전자문서화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전자단말기가 실용화돼 있지 않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책 내용을 받아 읽을 수 있는 "전자서점"은 운영되고
있다.

초록배카툰즈(대표 이상운)가 개설한 온라인 다운로드 판매방식의 "타임
전자서점"(http://gboat.co.kr)이 그것이다.

이 회사는 1천5백여권의 전자서적을 보유하고 있다.

결제는 카드와 온라인입금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격은 권당 2천~2천5백원.

서점에서 유통되는 도서정가의 40% 이하로 책정돼 있다.

전자서적 시스템은 기존 출판시장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출판사에서 도매상과 서점을 거쳐 독자에게 전달되는 서적 유통경로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질적이던 서적의 재고및 반품이 없어지는데다 제작원가가 낮아져 출판업계
의 구조변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서적은 문자 텍스트뿐만 아니라 동영상 등 종이책이 못하는 표현까지
할 수 있어 더욱 인기를 끌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