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타계한 정인욱 강원산업 명예회장은 재계에서 줄곧 내실경영원칙을
지켜온 보수적인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12년 황해도 재령의 대지주 아들로 태어나 학창시절부터 탄광경영을
꿈꿔왔다.

법과를 지망하라는 부친의 권유를 뿌리치고 일본 와세다에서 채광야금과를
지망한 것도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고인은 미 군정시절 과도정부에서 상공부 석탄과장을 역임했지만 52년
강원탄광을 설립하면서 기업가로 변신했다.

이후 서울 근교에 3개의 연탄공장을 잇따라 세워 삼표연탄의 신화를
만들기도 했다.

탄광개발 및 연탄사업으로 사업 기틀을 마련한 고인은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사업에 뛰어들었다.

70년대 연산능력 3백40만t의 철근 및 강관공장을 완공한 강원산업은 이후
줄곧 철강 전문화를 꾀해왔다.

정 명예회장은 철강업 호경기 때도 업종을 다각화 하지 않고 철강업 경쟁력
을 강화하는데 온힘을 기울였다.

생산력 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기업의 음뜸덕목으로 삼았다.

고인은 기업인으로 활동하면서 대한석탄공사 총재(57년) 한국과학원 이사장
(74년)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85년)으로 활동하면서 경제발전에 기여했다.

89년 장남인 정문원 회장에 경영권을 넘겨주고 명예회장직을 맡아왔다.

손녀인 지선씨(정도원 부회장 장녀)가 정몽구 현대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
와 결혼, 현대와 사돈관계를 맺었으며 지윤씨(정도원 부회장 차녀)는 박태준
자민련 총재의 장남인 박성빈씨와 결혼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