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잔뜩 위축됐던 향수 시장에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향수 수입판매업체들은 올들어 새 향수를 내놓고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 화장품업계의 맏형 격인 태평양이 향수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 향수시장은 외국업체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시장 규모는 1천4백억원 내외.

이 가운데 한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간신히 40%를 넘는다.

그나마 목욕할 때 사용하는 샤워코롱이 대부분이다.

퍼퓸이나 오데토일렛을 만들어 파는 업체는 태평양을 포함,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향수시장이 한산했다.

판매량이 줄고 신제품 시판도 거의 없었다.

경제위기로 소득이 줄자 향수 사용을 중단한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딴판이다.

신제품을 시판하는 업체가 줄을 잇고 있다.

경기회복 기미가 나타나자 기다렸다는 듯 새 향수를 내놓고 있다.

프랑스 로레알의 한국 현지법인인 코벨의 경우 지난 5일 "엠포리오
아르마니" 커플향수를 시판하면서 잡지에 광고를 내고 영화관에서 향수 CF를
방영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 입간판도 세웠다.

코벨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향수를 기존 "폴로스포츠" 향수와 더불어 주력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캘빈 클라인 향수를 수입 판매하는 더유통은 최근 이세이 미야케의 신제품
"르 푸디세이"를 내놓았다.

다음달 1일엔 남성 향수 "컨트라딕션 포맨"을 시판한다.

더유통은 이 제품 시판에 맞춰 광고를 내고 백화점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향수를 무료로 발라주는 프리 샘플링을 실시키로 했다.

샤넬은 지난달 남성 향수 "알뤼르 옴므"를 새 주력제품으로 선보였다.

판매는 다음달 1일 시작된다.

이 향수는 지난96년 11년만에 새로 나온 여성 향수 "알뤼르"와 쌍을 이룬다.

이밖에 한국시세이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향수를 들여와 팔기로 하고
최근 일본 시세이도의 "보칼리즈"를 내놓았다.

이를 계기로 잡지에 "보칼리즈" 광고를 내고 광고에 붙은 쿠폰을 오려
가져온 고객에겐 샘플을 나눠주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향수시장의 관심거리는 태평양의 움직임이다.

태평양은 그동안 외국업체들에 "안방"을 내주고 소비자들로부터 박대를
당했다.

그러나 향수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진출, 기술을 쌓은뒤 확실히 달라졌다.

특히 프랑스 현지공장에서 생산하는 "로리타 렘피카"가 인기를 끌자
자신감에 차 있다.

태평양은 최근 페로몬 컨셉트의 향수 "헤라 지일"을 내놓았다.

다음달엔 남성용 "헤라 지일 포맨"을 선보인다.

이 커플향수 시판에 맞춰 4월초 백화점과 거리에서 대대적으로 샘플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반기중에는 "로리타 렘피카"를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향수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