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손시계가 탤런트 류시원을 모델로 새로 내놓은 브랜드 "이케르"의
자판은 진한 빨강색이다.

저가 패션시계가운데 빨강색 테두리나 자판을 채택한 경우는 더러 있었다.

그러나 중고급 금속표면시계에 자판만 빨강색으로 한 건 이게 처음.

올들어 이케르외에도 서울 구로동에 본사를 둔 엠케이시계의 야끼다 시리즈
가운데도 빨강색 자판이 많다.

YM744ML과 YM723 등이 그렇다.

서울 대방동에 있는 라마데스시계가 만든 BQ822L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최근들어선 중고급 시계에도 색상의 한계가 무너졌다.

자판색상이 이렇게 바뀌자 시계자판 전문 생산업체인 동우정밀은 빨강 파랑
등 다양한 색상의 자판을 만들기 시작했다.

덕분에 앞으로 원색자판의 시계가 중고가 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인다.

고급시계 시장에선 이와 조금 다르다.

그동안 고급시계의 문자판은 흰색 회색 파랑 검정등 4가지가 주조였다.

그러나 올해는 무채색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계전문 공급업체인 PG월드의 윤태인 사장은 "올들어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듄(모래색) 크림 오트밀 등 연한 색"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의 N.PEAL 등은 듄색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와치 등 스위스업체들도 연한색 기조를 유지할 전망.

그러나 패션시계는 올해도 상상을 넘어서는 다양한 색상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동우정밀 한원정밀 등이 제작에 들어간 자판을 보면 실크스카프나
추상화를 연상케하는 것들이 많다.

테두리를 무지개색으로 만들어 의상에 따라 바꿔끼는 방식은 이제 한물간
상태.

올해는 자판의 색상이 시계전체 색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치구 기자 rh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