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우리사화에는 존경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사실 존경받고 사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존경할 만한 대상이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태국이 고통지수가 낮게 나타나는 것은 온
국민이 존경하는 국왕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존경할 만한 대상은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기업도 이제는 존경받는 기업이 될 때 더욱 발전할 수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82년 이래 매년 미국기업을 대상으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아시안비즈니스 다이아몬드 등 유력 언론매체들도 대륙별로
존경받는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이들의 평가기준은 경쟁력 혁신능력 경영성과 사회성으로 대별할 수 있는데
최근들어 사회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회성에는 사회에 대한 책임 주주와의 관계 기업의 투명성 정직성과
윤리성 등이 주요 항목을 이루고 있다.

아시안비즈니스에서 선정한 존경받는 기업 10위중에는 지역사회공헌 항목
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이 6개로 나타나서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존경받는 기업의 모범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지금부터 10여년전 일본의 리코는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 진출할 계획을
추진하던중 공장건설 예정지에서 고대유적을 발견했다.

이때 리코는 유적발굴과 보존을 현지 코르바시 당국에 건의하는 한편
최대한 발굴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발굴작업이 시작되자 공장설치 예정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5,000평방m
에서 문화재 조사작업이 실시됐고 이때문에 공장시설 배치 계획을 일부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리코는 이런 불편을 감수하면서 오히려 발굴비용의 3분의 1을 부담
했고 발굴한 유적의 일부는 공장부지 내에 남겨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했다.

결과적으로 리코의 이런 노력은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현지 직원채용이 용이해졌고 지역주민들의 협조로 경영성과도 좋아졌다.

이 회사는 그밖에도 시청 청사 건설을 위한 기부금을 내는가 하면 일본어를
공부하는 프랑스 학생들을 일본으로 초청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이 지역사회에서 자랑스런 존재 그리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모든 기업이 초일류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경영활동의 목표를 이윤창출에만 두다 보면 실패하기 쉽다.

기업도 인격이 있는 생명체다.

그러니까 사람에게 인덕이 필요하듯이 기업에게는 사덕이 필요하다.

회사가 덕을 쌓게 되면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고객으로부터는 사랑을 받고
종업원의 자부심도 향상된다.

요즘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존경받는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클린경영은 단지 준법과 윤리차원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봉사
기업메세나운동 학술지원활동 등 적극적으로 덕을 쌓아서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과감히 받아들여아 할 것이다.

< IBS컨설팅그룹 대표 yoonek18@hanmai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