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프라다, 구치, 에르메스 등 고가 수입명품 시장의 봄을 선도해온
주요브랜드들이 일본 관광객 특수를 톡톡이 누리고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평균 20~30% 이상 늘어난 이들 브랜드의 인기
요인으로는 영업망을 확대했거나(프라다) 취급상품을 다양화 했거나
(루이비통)어느때보다 적극적인 광고 홍보 활동을 편(구치, 루이비통)것 등이
꼽힌다.

하지만 백화점 관계자들은 이들 브랜드의 영업호조에는 일본 관광객의
돈 씀씀이가 한몫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백화점 매장에서 올리는 매출의 10~20%는 일본 관광객으로부터 올리고
있다는 것.

IMF사태 후의 원화 평가절하 후 면세점을 바쁘게 했던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제는 내수시장에까지 뻗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 4층의 프라다 매장은 일본 관광객이 붐비는 대표적
점포로 꼽힌다.

이 매장의 올해 매출은 최근까지 월평균 1억5천만원.

작년 6월부터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비교수치는 없지만 고가 수입브랜드중
상위권에 해당하는 매출이다.

또 작년 하반기 월평균 1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고가 수입브랜드들에 비해 젊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면서 가장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으로 알려진 프라다가 단기간에 이같은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서는 패션전문가들도 의외라는 반응들이다.

신세계측은 이에 대해 "프라다의 월 매출중 약30%인 5천만원 정도는 관광차
한국을 찾은 일본 쇼핑객에게서 올리고 있다"며"판매된 상품을 분석하면
일본인들의 패션취향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일본 관광객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또 하나의 대표적 브랜드가
루이비통이다.

루이비통은 몇년전 버버리가 그랬던 것처럼 현재 일본에서 어른부터 청소년
까지, 또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브랜드가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에서 샤넬을 누르고 매출 1위에
오르게 된 것도 바다를 건너온 일본인 관광객들의 든든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갤러리아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선망의 대상인 이 브랜드의 상품을 면세점에서는 단돈
4백달러에, 백화점에서도 일본보다 20% 정도 싸게 살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인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프라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치 등은 최근 일본 젊은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고 선망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에르메스 가방을 사기위해 적금을 붓고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진품 구치 백을 들어야 하는 일본의 "명품 중독증"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아직까지 고가 수입 브랜드의 주고객이 30대 후반부터 40,50대의 상류층
중년 부인들인 국내 현실과는 다른 모습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보다는 비싸지만 품목과 디자인이 훨씬 다양
하면서도 자국보다는 가격이 낮은 국내 백화점 매장이 일본인 관광객들의
쇼핑 명소로 떠오른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관광객들의 선호도가 고가 수입브랜드 시장의 명암을 갈라놓기도
한다"며 "샤넬이나 버버리 등의 붐이 일본에서 한풀 꺽이자 국내 시장에서도
이들 브랜드 매출이 주춤해진 것이 한가지 예"라고 지적했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