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사태는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 같다.

유고연방이 조건부긴 하지만 협상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측이 공습중단이라는 조건부 협상안을 받아들이면
국면은 전투에서 협상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이를 거부한다면 지상군 투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상군끼리 충돌할 경우 상황은 장기화되면서 격해질 수 밖에 없다.

여러 채널에서 협상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30일부터 중재에 나서는 러시아 프리마코프 총리의 행보가 가장 주목된다.

여기에다 이미 로마 교황청도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나토 국가중 이탈리아는 공습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있기도 하다.

양측에 적당한 명분이 주어진다면 전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하게 즉각적인 협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어느 쪽도 전투 이전보다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차지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양측의 기싸움은 더 팽팽해지고 있다.

나토는 공습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는 중이다.

유고 대통령인 밀로셰비치도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다.

그동안 적지않은 폭격에도 불구하고 유고의 방공망은 건재한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그래서 며칠간은 서로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만일 이번주에 협상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지상군간의 충돌도 확전될 가능성
이 높다.

이 경우 상황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유고는 스텔스기를 떨어트린 자신감과 공략에 힘든 산악지형을 배경으로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밀로셰비치의 정치적인 계산 때문에 항전을 선택할 수도 있다.

나토측도 밀로셰비치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강공으로 나갈 공산이 없지
않다.

이미 미국 상원은 지상군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다.

물론 이 경우 양측에서 상당한 피해가 생긴다.

유고가 "제2의 베트남"이 될수도 있다.

사태가 최악으로 가는 경우 유고가 이웃나라인 마케도니아 등을 침공하며
대규모의 전쟁으로 일을 확대시킬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여기에 러시아가 개입할 경우 유럽 전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나 전장이 유고국경을 넘어간다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