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미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일PGA KSB오픈 최종라운드에서는
닉 팔도(41.영국)와 프랭키 미노자(40.필리핀)가 그냥 지나칠수 없는 규칙
위반을 해 관심을 끌었다.

닉 팔도는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아시아의 간판 프랭키 미노자는 양심적 플레이로 갈채를 받았다.

두 사례는 "골프는 골퍼 자신이 심판이자 선수"임을 보여준다.

<>.안되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던가.

최근 2년동안 우승이 없는 팔도가 규칙위반으로 실격당했다.

그것도 동반자인 코리 페이빈의 말을 듣다가 당한 불운이었다.

소그래스TPC 6번홀(3백81야드).

팔도의 세컨드샷이 야자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팔도는 숲속에 있는 볼이 자기볼임을 확인할수 없자 분실구로 생각하고
원위치로 돌아가려 했다.

이때 동반자인 페이빈이 나섰다.

언플레이어블로 하고 그 옆에 드롭하고 치라는 것이었다.

"우리 둘이 볼이 들어간 방향을 보았고 2주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며
팔도를 안심시켰다.

팔도는 페이빈의 말을 믿고 1벌타후 나무옆에서 드롭하고 플레이를 속개
했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팔도가 7번홀 그린에 다다랐을때 한 갤러리의 상황설명을 들은 경기위원이
다가왔다.

그는 팔도에게 "숲으로 들어간 볼이 본인 볼임을 확인했느냐"고 물었다.

팔도는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경기위원은 "그러면 분실구처리를 하고 원위치에서 다시 쳤어야 했다"(규칙
2장26항a)며 "원위치가 아닌 나무옆에서 쳤으므로 오소플레이이며 이미 6번홀
에서 홀아웃했기 때문에 실격이다"고 선언한 것.

팔도는 "당시 경기위원을 부르지 않은 것이 경솔했다"고 후회했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

팔도를 도우려던 페이빈이 더 난처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28일 일본 마린힐스CC 4번홀.

미노자는 선두 가네코 요시노리를 2타차로 뒤쫓고 있는 상황.

그가 퍼팅하려는 순간 볼이 1cm 정도 움직였다.

어드레스후 움직였기 때문에 규칙상으로는 1벌타다(18조2항b).

그러나 그 사실을 동반자인 가네코나 가와하라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미노자는 그 홀 스코어를 파가 아닌 보기로 인정했다.

1벌타를 부과한 것.

결국 그는 1타차로 2위에 그치고 말았다.

박빙의 승부에서 보기드문 "아름다운 양심"이었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