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 사는 이씨는 꽤 너른 터가 있는 집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이씨 집의
뒷마당은 별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씨 집 앞으로 개울이 있어 그쪽으로는 비포장으로 된 좁은 통행로
가 있을 뿐이고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길은 이씨 집 뒷마당쪽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뒷마당이 이씨에게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전부터 옆 동네 사람이 와서는 이씨에게 필요없는 뒷마당을
팔라고 졸랐습니다.

이씨는 계속 거절했지만 결국에는 그 사람의 집요한 설득에 못이겨 뒷마당을
팔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씨가 땅을 판 후에 생겼습니다.

이씨의 뒷마당을 산 사람은 이씨 뒷마당에 가건물을 짓고는 거기서 뭔가를
만들고 있는데 이씨 집과는 철조망을 쳐 경계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철조망을 쳐놓고 나니까 이씨는 자기 차를 가지고 자기 집으
로 들어올 수가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새로 땅을 산 사람에게 안쓰는 땅의 일부를 통행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새 주인은 이씨에게 개울쪽의 좁은 길로 다니면 되고 차는 대로변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지 않으냐면서 이씨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이씨는 이런 경우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물어오셨습니다.

어떤 땅이 있는데 그 땅과 도로 사이에 통행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경우
땅주인은 도로에 접한 옆 땅주인에게 그 사람의 땅을 통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씨의 경우도 땅의 매매로 인해 도로까지 갈 수 있는 통로가 없어졌기
때문에 새 땅주인에게 도로까지 갈 수 있도록 통행로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씨의 경우 집 앞쪽에 조그마한 골목길이 있기는 하지만 그 길은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경우 새 땅주인이 이씨
에게 조그마한 길이 있으니까 통행로를 내줄 수 없다고 이씨의 요청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이씨는 새 땅주인에게 통행로 사용을 요구해 보고 만일 새 땅주인이 이를
거절하면 결국 재판을 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가끔 보면 이렇게 도로에 도달하기 위해 주위의 땅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 단순히 자신이 더 편리하기 위해서도 주위의 토지를 이용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위 토지를 통행할 수 있는 권리는 부득이한 경우에 최소한의 범위내에서만
인정되는 것입니다.

이미 토지의 용도에 적합한 통로가 있는 경우에는 단순히 이 통로보다 더
편리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토지를 이용하자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씨의 경우에는 주위의 토지를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주위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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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