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감을 미리 발굴,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CEO(최고경영자)로
기르자"

요즘 재계에 CEO 양성 바람이 불고 있다.

IMF체제이후 전문경영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기업마다 경영자 육성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것.

경영자질을 갖춘 임원이나 중간관리자를 조기에 골라낸뒤 치밀한 커리어
(경력)관리를 통해 차세대 전문경영자를 양성해 놓자는 뜻에서다.

효성은 올 하반기부터 후계자 양성 시스템을 시행키로 하고 제도마련에
착수했다.

효성의 31개 PU(사업부 단위)사장과 5개 PG(사업그룹)장, 지원본부장 등이
부장 이상 간부중 유망 경영자후보를 추천하면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선발된 후보자는 리더십 등 종합적 교육프로그램과 함께 재무, 영업 등
경영자 자질을 키우는데 필요한 부서를 돌며 체계적인 커리어 관리를 받게
된다.

두산도 가치창출 기업이 되기 위한 6대 과제중 하나로 전문경영인 육성을
선정하고 시스템 도입을 추진중이다.

두산의 박용만 사장은 올초 "차세대 전문경영인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연공서열을 탈피한 과감한 능력주의 인사를 단행하고 전문경영인에 대한
선진평가 보상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이를위해 현재 모 컨설팅업체와 함께 시스템 개발작업을 진행중이다.

삼성물산도 올초 사업부별 독립채산제인 사업유닛제도를 도입하면서 유닛장
을 대상으로 한 경영자관리에 돌입했다.

삼성물산은 53명의 사업유닛장을 대상으로 종합적 경영능력과 리더십,
컴퓨터 구사능력 등 3대 능력개발에 포커스를 맞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중
이다.

이가운데 종합 경영관리 능력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은 재무, 인사, 조직관리
등 사업운영의 전반에 걸쳐 이뤄진다.

또 컴퓨터구사능력은 지식정보사회의 경쟁력 원천인 정보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활용, 업무생산성을 제고할수 있는 방향으로 관리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유닛장들중 실적과 경영능력이 탁월하고 교육성과가
우수한 임원들은 발탁승진을 통해 차세대 최고경영자 후보로 추려지게 된다"
고 말했다.

이에앞서 SK도 지난 94년부터 체계적인 임원육성제도(Executive Management
Development System)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룹 각사의 경영을 담당할 최고경영자를 조기에 발굴,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

SK는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인 SK매니지먼트 시스템과 상사, 부하 등이 동시에
평가하는 사방평가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한뒤 이들에 대한 관리에 들어간다.

선정된 후보자는 존경받는 퇴임임원이나 저명한 학자등으로 구성된 카운셀러
들로부터 강약점에 대한 관리조언도 듣는다.

이밖에 LG도 추천및 1,2차 인터뷰를 통해 우수인재를 30~40여명을 선발한뒤
연세대와 워싱턴대학에서 경영자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 EMBA(Executive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과정을 지난 96년부터 도입, 실시하고
있다.

GE, 휴렛패커드, 펩시, 맥킨지, 후지제록스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치밀한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경영인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GE는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무경계성(boundarylessness)"을 기준으로
임원들의 능력을 평가, 출세필수 코스를 거치지 않았지만 창의적인 경영능력
이 탁월한 잭웰치 회장을 최고경영자로 발탁한 것으로 유명하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