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책예산을 7조7천억원에서 16조원으로 늘리기 위한 추경예산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대책조정회의를 거친데다 기획예산위원장이 국정
개혁보고시에 보고했던 내용이라 별다른 논란은 없었다.

당정협의과정에서도 추경편성에 쉽게 합의했다고 한다.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긍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우세한
듯하다.

실업대책은 이미 감사원 감사에서 수차례 문제점이 지적됐던 항목이다.

취미강좌나 다름없는 강좌를 들어도 훈련수당이 나오고 공공근로를 하는
20대는 청소나 하고 50대 근로자는 삽질을 하는 풍경도 연출됐다.

이같은 지적을 의식해 정부는 종합적인 실업대책 점검 평가체계를 구축하겠
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직업훈련과정들이 갑자기 만들어지고 공공
근로사업이 한꺼번에 알찬 내용으로 채워질리 만무하다.

또 이번 발표에는 각 항목마다 얼마만큼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수치가
붙어있다.

소상공인 창업지원으로 2만명, 문화관광산업지원으로 2만4천명 하는 식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초점을 맞춘 실업대책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실업자수를 줄이기 위한 임시방편적인 대책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하다.

그러나 이같은 추정이 얼마나 알맹이 있는 것인지는 정부당국자 스스로도
궁금해할 정도다.

무엇보다도 예산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이자마자 추가경정예산안을 재빨리
마련한 점이 마뜩지 않다.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비용감소와 한국은행결산잉여금으로 여유가 생겼는데도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쓰겠다는 생각을 한 흔적이 없다.

더구나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경예산안을 짜면서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지난해 예산을 삭감했던 국회로 화살을 돌린다.

지난해 외환위기처럼 갑작스런 사건이 생긴 경우가 아니라면 불과 몇개월
새에 정부예산을 다시 짜는 것은 정부의 예측이 엉터리였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관계자들은 마치 실업자지원과 경기진작이라는 명분만 내걸면
뭐든지 할수 있다는 듯한 태도다.

눈앞에서 불어나는 실업자수를 줄이는데만 급급한 태도도 여전하다.

이같은 태도라면 실업재원을 아무리 늘린들 일자리 창출은 쉽지않을 듯하다.

또 감사를 아무리 한 들 실업예산이 새는 것도 막기 어려울 것만 같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