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식품소재의 식민지에서 독립시키겠다"

나투라의 조대연(35) 사장은 97년 창업때부터 이 결심을 잊어본적이 없다.

키토산 올리고당 등 기능성 식품 소재를 생산하는 이 회사가 최근 덴마크
업체로부터 투자제의를 받았을때도 그는 이 결심을 지켰다.

상대는 지분 50%를 넘겨 달라고 제의했다.

대신 조 사장에게는 연봉 2억4천만원을 보장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그러나 그의 답변은 단호했다.

"원료 식민지를 탈피하기 위한 자존심을 2억4천만원에 팔 수 없다"

나투라는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더 알려진 기업이다.

노르웨이의 키토산제조사인 프리멕스 인그레디언츠에 키토산 올리고당
기술을 이전하고 5년간 분해효소를 수출키로 했다.

기술이전료는 협의중으로 연간 20만달러의 분해효소가 수출될 전망이다.

작년 10월에도 미국의 바이오폴리머와 이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이소플라본은 생산능력(월1백kg)보다 5배 이상
주문이 몰리고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대체 소재로 미국 일본 등 7개국에서만 생산되는
기능성원료다.

조 사장이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대부분 식품소재를 수입하는 원료 식민지국
의 "독립운동가"로 나선데에는 배경이 있다.

지난 97년 4월 토쿄 술집에서의 일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키토산올리고당등 식품소재 원료를 수입하는 무역업체 코펙스를
경영하고 있었다.

술자리에 있던 일본측 관계자의 말이 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한국은 일본을 절대로 따라올수 없다. 자기들끼 음해를 하는데다 기술력도
부족하다"

조 사장은 귀국 즉시 LG중앙연구소의 박명규 연구원(현재 나투라 상무)를
찾았다.

박 연구원은 조 사장 대학시절 조교이기도 했지만 LG가 수입 올리고당의
수요처였던 인연으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조 사장은 공동창업을 제의했다.

마켓팅과 영업은 그가 맡고 개발과 생산은 박 연구원이 담당키로 하고
나투라를 출범시켰다.

코펙스는 함께 창업했던 동료들에게 경영을 맡겼다.

그때가 97년 9월.

사업계획서를 들고 아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대학선배등이 1억5천만원의 자본금을 댔다.

작년 8월 첫 아이템으로 키토산 올리고당 생산이 시작됐다.

"기술을 판 돈으로 새 기술을 개발할 겁니다"

조 사장이 밝힌 회사의 비전이다.

그는 이미 올리고당으로 거둔 수입으로 돼지사육용 특수사료 니코틴제거
기능성원료 등 6개 기술을 개발중이라고 전했다.

경기대 인하대 수원대 강원대 등 대학 등과의 산학연구로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는 왜 기술을 팔지 않느냐"는 질문에 "외국이 쉽다"는 말로
답했다.

국내에서는 국산기술에 대한 평가가 인색한데다 업종특성상 서로간의 비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조 사장은 단순히 기술을 파는 R&D(연구개발) 전문기업이 아니라 일정량
생산까지 해 원료의 상용성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만 40만달러어치의 수출이 이미 확정된 상태다.

1백32평에 불과한 아산 공장의 생산시설을 내년에 10배로 확충, 이전할
계획도 갖고있다.

10명의 인력도 30여명으로 늘릴 생각이다.

(02)598-9367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