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는 공기업] 목표 세계일류 : 효율성 등 '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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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은 이제 더이상 개혁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개혁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내 민간기업들이 공기업의 영역을 파고들고 외국기업들이 빗장을 풀라고
문을 거세게 두드리고 있다.
독점의 시대가 가고 경쟁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세계일류라야 살아 남는다는 게 공기업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체제 아래서는 정부도 더이상 공기업을 보호할 이유가 없고
보호할래야 보호할 수도 없다.
이미 시장에서는 몸집이 커야 살아남는 "공룡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효율성과 지식정보로 경쟁하는 "영장류의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
정부의 보호 아래 몸집만 키웠지 경영은 유치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유아기적 공룡"이 발붙일 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수십년 동안 통신시장의 황제노릇을 해왔던 한국통신의 독점적인 지위는
허물어지기 시작한 지 오래다.
국제전화시장에서는 민간기업인 데이콤과 온세통신이 진출한데 이어 음성
재판매 등의 형식으로 소형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국내전화와 통신시장도 하나로통신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업체 뿐이 아니다.
일본의 대형통신업체인 NTT는 데이콤에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
최대의 국제전화업체인 KDD도 국제전화시장 진출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인들의 모임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최근
연례 교역보고서 초안에 한국통신을 포함해 통신사업에 대한 외국인지분제한
을 풀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담배인삼공사가 장악하고 있는 담배시장에서도 외국업체들의 공략은 점점
강도를 더하고 있다.
외국산 담배는 외환위기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97년 11.2%에서 지난해 4.9%로
급락했지만 올들어 다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올들어 2월까지 이미 6.5%의 시장을 차지했다.
미국의 필립모리스사는 담배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담배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외국담배회사들이 시장점유율 10%는 기본이고 20~30%까지 시장을 장악해
담배인삼공사를 위협할 날이 멀지않았다.
2000년 담배제조독점이 풀리면 외국업체들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규제완화와 함께 곳곳에서 공기업의 영토를 넘보는 국내외기업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영국등 선진국의 공기업들만이 개혁에 나서고 있거나 한국시장을 두드
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조차 경영을 민간에 맡긴다는 취지에서 국영기업
이라는 말을 국유기업으로 바꿀 정도다.
선양시의 경우 공기업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외국
업체에 경영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공정거래조사와 세무조사 등을 봐주던 것도 이미 옛
이야기다.
오히려 감시가 허술했던 분야라며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금융개혁과 기업개혁 과정에서 혹독한 고통을 맛 본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공기업들을 지켜보고 있다.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하라는 압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신료인상을 추진하던 한국방송공사(KBS)가 "구조조정부터 먼저 하라"는
여론의 압력에 밀려 인상계획을 유보하는 일도 생겼다.
주변환경이 변하면서 공기업 내부에서조차 이제는 더이상 예전처럼 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안으로부터의 개혁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안정된 직장중의 직장이던 한국통신이 전체 인력을 2000년까지 1만5천명
감축하고 전직원에 성과급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20~30%의 인원삭감계획을 수립, 철밥통이란 말을 스스로
깨고 있다.
한통은 또 시외수동전화, 인말샛 에어로사업, 전화비디오 사업, 행정통신,
케이블TV 전송망사업, 이지팩스 등에서 철수했거나 철수할 예정이다.
공익을 명분으로 적자사업들을 끌고가던 옛날과는 다른 양상이다.
도로공사도 통행료 징수업무와 2000년까지 도로보수 유지업무를 외부에
맡길 계획이다.
토지공사처럼 "토지수익연계채권"이란 신종 부동산금융상품을 내놓고 부동산
신탁개발제도(REIT)도입을 추진하는등 선진경영기법을 적극 도입하는 공기업
이 늘고 있다.
마지못해 민간을 따라가는 소극적 개혁, 정부의 강요에 떠밀리는 수동적
개혁,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 개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에는
도전의 물결이 너무 거세다.
< 김성택 기자 idn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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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경쟁 도입일정 ]
<> 통신
- 시내전화 경쟁체제 도입(1999.4.1)
- 통신업체 외국인 지분한도 49%로 확대(1999)
<> 전력
- 전력 도매경쟁 도입(2003)
- 배전망 개방, 전력 소매경쟁 도입(2009)
<> 가스
- 배관망 공동이용 및 경쟁체제 도입(2000)
<> 담배
- 제조 독점 폐지(2000)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
개혁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내 민간기업들이 공기업의 영역을 파고들고 외국기업들이 빗장을 풀라고
문을 거세게 두드리고 있다.
독점의 시대가 가고 경쟁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세계일류라야 살아 남는다는 게 공기업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체제 아래서는 정부도 더이상 공기업을 보호할 이유가 없고
보호할래야 보호할 수도 없다.
이미 시장에서는 몸집이 커야 살아남는 "공룡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효율성과 지식정보로 경쟁하는 "영장류의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
정부의 보호 아래 몸집만 키웠지 경영은 유치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유아기적 공룡"이 발붙일 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수십년 동안 통신시장의 황제노릇을 해왔던 한국통신의 독점적인 지위는
허물어지기 시작한 지 오래다.
국제전화시장에서는 민간기업인 데이콤과 온세통신이 진출한데 이어 음성
재판매 등의 형식으로 소형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국내전화와 통신시장도 하나로통신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업체 뿐이 아니다.
일본의 대형통신업체인 NTT는 데이콤에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
최대의 국제전화업체인 KDD도 국제전화시장 진출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인들의 모임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최근
연례 교역보고서 초안에 한국통신을 포함해 통신사업에 대한 외국인지분제한
을 풀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담배인삼공사가 장악하고 있는 담배시장에서도 외국업체들의 공략은 점점
강도를 더하고 있다.
외국산 담배는 외환위기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97년 11.2%에서 지난해 4.9%로
급락했지만 올들어 다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올들어 2월까지 이미 6.5%의 시장을 차지했다.
미국의 필립모리스사는 담배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담배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외국담배회사들이 시장점유율 10%는 기본이고 20~30%까지 시장을 장악해
담배인삼공사를 위협할 날이 멀지않았다.
2000년 담배제조독점이 풀리면 외국업체들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규제완화와 함께 곳곳에서 공기업의 영토를 넘보는 국내외기업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영국등 선진국의 공기업들만이 개혁에 나서고 있거나 한국시장을 두드
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조차 경영을 민간에 맡긴다는 취지에서 국영기업
이라는 말을 국유기업으로 바꿀 정도다.
선양시의 경우 공기업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외국
업체에 경영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공정거래조사와 세무조사 등을 봐주던 것도 이미 옛
이야기다.
오히려 감시가 허술했던 분야라며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금융개혁과 기업개혁 과정에서 혹독한 고통을 맛 본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공기업들을 지켜보고 있다.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하라는 압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신료인상을 추진하던 한국방송공사(KBS)가 "구조조정부터 먼저 하라"는
여론의 압력에 밀려 인상계획을 유보하는 일도 생겼다.
주변환경이 변하면서 공기업 내부에서조차 이제는 더이상 예전처럼 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안으로부터의 개혁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안정된 직장중의 직장이던 한국통신이 전체 인력을 2000년까지 1만5천명
감축하고 전직원에 성과급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20~30%의 인원삭감계획을 수립, 철밥통이란 말을 스스로
깨고 있다.
한통은 또 시외수동전화, 인말샛 에어로사업, 전화비디오 사업, 행정통신,
케이블TV 전송망사업, 이지팩스 등에서 철수했거나 철수할 예정이다.
공익을 명분으로 적자사업들을 끌고가던 옛날과는 다른 양상이다.
도로공사도 통행료 징수업무와 2000년까지 도로보수 유지업무를 외부에
맡길 계획이다.
토지공사처럼 "토지수익연계채권"이란 신종 부동산금융상품을 내놓고 부동산
신탁개발제도(REIT)도입을 추진하는등 선진경영기법을 적극 도입하는 공기업
이 늘고 있다.
마지못해 민간을 따라가는 소극적 개혁, 정부의 강요에 떠밀리는 수동적
개혁,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 개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에는
도전의 물결이 너무 거세다.
< 김성택 기자 idn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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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경쟁 도입일정 ]
<> 통신
- 시내전화 경쟁체제 도입(1999.4.1)
- 통신업체 외국인 지분한도 49%로 확대(1999)
<> 전력
- 전력 도매경쟁 도입(2003)
- 배전망 개방, 전력 소매경쟁 도입(2009)
<> 가스
- 배관망 공동이용 및 경쟁체제 도입(2000)
<> 담배
- 제조 독점 폐지(2000)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