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휘석 < 산업연 수석연구원 >

공기업은 한편으로 정부의 통제와 감시를 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의
보호와 지원을 받는 독특한 운영체계를 갖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전략"이라는 개념이 필요없었다.

그러나 공기업도 이제는 자생력을 갖추지 않으면 언제 도태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다.

공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공기업 존재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데서
출발한다.

이른바 "조직 미션"(organizational mission)의 정립이다.

미션은 기업의 전략과 전술을 정할수 있도록 해준다.

인력 기술 자금등 경영자원의 수준을 높이고 이를 최적으로 조합해 활용하는
것이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다.

경영자원의 재조합은 최근의 경영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사안이다.

슘페터의 혁신이론도 경영자원을 기반으로 하지만 신생기업에 의해서만
혁신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 기존기업도 경영자원의 효과적인 재조합으로
혁신에 준하는 지대(rent)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오늘의 경영자원이론과
다른 점이다.

경영자원의 재조합은 지식의 암묵성, 환경적합성, 분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기업의 통합능력"(integrating capabilities)에 의해 이루어
진다.

통합능력은 또 "조직 프로세스"(organizational process)에 의해 결정되는
데, 조직 프로세스란 기업에서 일이 수행되는 방법 또는 관행이나 학습의
패턴을 말한다.

성공적인 조직 프로세스는 조직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협동을 필요로 하고,
자발적인 협동은 절차의 정당성을 통한 투명한 의사결정과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축적인 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

공기업의 문제는 바로 조직 프로세스상의 경색 현상에 놓여있다.

특히 관료주의(bureaucracy)는 공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최대의 걸림돌
이다.

공기업 경영의 모든 문제는 관료주의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거대한 공기업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 조직계층(hierarchy)에 기초한 관료
주의가 그동안 중요한 통제수단이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관료주의가 심화되면 조직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는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이는 곧 공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됨을 의미한다.

요즘처럼 창의성이 강조되는 정보화시대엔 특히 그렇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조직운영의 틀을 신축적으로 바꿔야 한다.

팀제 도입과 활성화는 도움이 된다.

팀조직은 지식의 이전과 공유를 촉진하는 매체이기도 하다.

공기업은 팀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국소적 전략의사 결정단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상의하달식 의사결정체계로는 급변하는 시장요구에 결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