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은 올해를 ''경영패러다임 전환의 해''로 삼고 있다.

글로벌화된 경영패턴을 조기에 정착시키지 않고는 새 천년의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선진기업형 글로벌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투명한 경영을 위한
것이다.

그래야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철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수익 구조를 조기에 정착시킬 계획
이다.

먼저 "최대생산 최대판매"의 양적인 성장전략에서 탈피하기로 했다.

대신 고품질 고부가가치 위주의 생산.판매전략을 수립했다.

"적정생산 최대이익"의 고수익 체제로 전환을 꾀했다.

포철은 올해 조강 생산목표를 전년보다 1백만t가량 감산하는 2천4백33만t으
로 잡았다.

투자도 고급강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신예화와 연구개발(R&D)분야에만 집중
키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01년 고급강 생산비중은 42%로 높아지게 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자산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했다.

포철은 수익성 안정성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자산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5년동안 자산의 효율성을 따지지 않고 무리한 투자가 이뤄진데 따른
결과다.

포철은 지난 31년동안 총 26조원을 투자했다.

그중 40% 가량인 11조원을 최근 5년새 투자했다.

"불과 6백만t의 조강생산능력을 확충하는데 11조원을 쓴 셈"이라고 유상부
회장은 말했다.

포철은 감각상각비 범위에서 투자를 최소화하는 대신 2001년까지 매년
부채를 1조원씩 줄여갈 방침이다.

그렇게 되면 차입금 잔액이 지난해말 6조5천억원 수준에서 2조9천억원
규모로 떨어진다.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47%에서 56%로 향상될 전망이다.

국제 표준의 투명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회계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포철은 앞으로 주주뿐 아니라 수요자 공급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 대한
IR(투자설명회)활동을 강화하고 투자가 전용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
경영현황을 수시로 공개하기로 했다.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청사진도 수립했다.

포철은 올초부터 전 부문에 걸친 대대적인 업무혁신(PI:Process Inovation)
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경영에 도움되지 않는 복잡한 조직 제도 업무관행 등을 과감히 없애고
정형화되고 표준화된 최적의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포철이 추진하는 PI의 범위는 조업활동을 제외한 설비관리 구매 영업 연구
개발투자 일반 사무부문을 망라한다.

여러 조직과 각 부문에 걸친 업무 흐름을 횡적으로 연결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업무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 회장은 "PI가 포철맨의 사고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주주와 고객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포철의 미래경영전략은 민영화로 더 큰
결실을 볼 전망이다.

일정대로 연내 산업은행이 보유한 포철지분(21.07%)이 매각되면 포철은
완전 민영화된다.

불필요한 정부의 간섭이나 감독받을 필요가 없게 된다.

포철은 민영화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선진형 소유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의 기업형태처럼 전문 경영인이 기업을 경영해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전문경영인은 경영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전문경영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이사회 위임사항및 회사 경영
전략을 심의, 결정해왔던 경영위원회를 단순 심의기구로 기능을 대폭 축소해
집단의사결정의 문제점을 바로 잡았다.

포철은 글로벌 전문경영체제가 정착되면 공기업 민영화의 좋은 선례로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철은 지금 변신중이다.

회사 곳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30여년동안 한국 철강산업과 경제발전의 초석이 돼온 포철은 더이상
양적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제는 민영화를 바탕으로 선진 기업과 어깨를 견주는 국제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조강 생산 세계 1위 기업에 걸맞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