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는 다른 공기업들보다 경영혁신을 일찍 시작했다.

1백m달리기에 비유하자면 출발선이 20여m쯤 앞쪽이다.

그래서 가스공사의 경영혁신에는 종종 "공기업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가스공사의 경영혁신은 지난 94년 12월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 사고에서
촉발됐다.

94년 연말 "사고처리반장"에 임명된 한갑수 사장은 사고를 수습한 뒤 96년
3월 제2창업을 선언했다.

여기서 가스공사 경영혁신의 골격이 되는 "FRESH KOGAS 21"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때문이었다.

이후 2000년까지 중기적으로 매출액 6조원, 세계 5위 가스회사, 국내 4위
에너지회사가 되자는 "KOGAS 6.5.4"나 각종 안전사고 예방대책 등을 추진해
왔다.

공기업 최초로 조기출퇴근제 집중근무제를 도입했다.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98년 4월 사장과 본부장, 사장과 자회사
사장간 경영계약제를 시행했는데 이또한 공기업 가운데 처음이었다.

이 제도는 올해부터 1급 처.실장과 사업소장까지 확대됐다.

이런 노력 덕택으로 가스공사는 생산혁신 경영혁신에 관한 각종 상을
휩쓸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서 한편의 성공담을 써 낸 셈이다.

가스공사는 공기업 민영화 원년이었던 지난해 혁신의 고삐를 더욱 세게
당겼다.

97년말 10본부 33처였던 조직을 5본부24처로 덩치를 줄였다.

이미 경영혁신을 추진하던 터라 인력감축은 정부 목표보다 빠른 지난해
6월에 마무리지었다.

목표인원 2백73명보다 36명이나 더 줄여 1백13%의 감원을 기록했다.

시설경비 업무를 용역으로 돌리고 통근버스운영, 전산소프트웨어 개발.유지.
보수, 인천생산기지내 가스과학관 관리.운영 등을 아웃소싱 했다.

여기서 연간 15억원 가량의 경비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97년 1백15건이었던 쪽지제안을 활성화시켜 지난해 8천7백54건을 접수받았다

제안 가운데 5천여건을 채택해 48억원의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봤다.

지난해 8월부터는 천연가스 요금에 대한 원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안정적인
수입기반을 갖췄다.

가스공사는 지난 97년 외환위기로 급등한 환율을 원가에 반영하지 못해
3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이전에 취득한 자산에 대해 재평가도 벌였다.

내부경쟁을 유발하기 위해 연구원 연봉제(지난해 7월 도입) 전직원 능력
성과급제(지난해 10월 도입)를 실시중이다.

2000년부터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한다.

지난 한해 가스공사의 성적표는 당기순이익 1천8백82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97년말 5백56%에서 2백73%로 낮아졌다.

그동안 안전관리에 치중한 결과 현재 8개 운영사업소 가운데 6개 사업소가
안전관리 초일류기업 인증을 취득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일 제2창업 선언 3주년을 맞아 제2기 경영혁신에 착수
했다.

96년 3월에 시작한 제1기는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해 경영의 비효율성을
없앤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생산.관리 혁신을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새천년을
맞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 가스공사 경영혁신 흐름도 ]

<> 96년 3월 : 제2창업선언
<> 97년11월 : 사장 공모
<> 98년 1월 : 본부장 경영계약제 (공기업 최초)
<> 98년 3월 : 제안제도 가속화
<> 98년10월 : 경영혁신대회 대상 / 최고경영자상 2연패
<> 98년11월 : 생산혁신대회 대상 / 최고경영자상 2연패
<> 99년 3월 : 제2기 경영혁신 착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