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의 경영혁신은 "이익을 내는 기업형 공사로의 변신"으로
요약된다.

그동안 자체 수익사업보다 정부 예산에만 의존해 왔다는 반성이 깔려 있다.

올해부터 이름을 한국석유개발공사에서 한국석유공사로 바꾼 것도 석유와
관련된 각종 사업을 벌여 수익성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석유비축기지 사업.

이 사업은 오일쇼크 이후 국가안보 산업안보 차원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일정량을 비축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경제논리보다 안보논리가 우선시됐다.

지난해 석유공사는 이 개념을 과감히 바꿨다.

단순한 정적 비축개념을 동적 비축개념으로 전환시켜 수익을 내는 경영방식
을 도입했다.

안보논리와 경제논리를 접목시킨 것이다.

현재 상반기중 계약체결을 목표로 해외 석유메이저들과 공동비축 사업을
준비중이다.

빈 국내 비축시설에 메이저들의 석유를 보관해 주고 돈을 받자는 취지다.

저장시설 임대료로 연간 2백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석유공사는
추정하고 있다.

산유국 원유를 간접 비축하는 효과도 얻게 된다.

비축기지마다 자체 통제가 가능한 경상경비 19개 항목에 표준관리비를
설정했다.

이러면 어느 기지가 운영을 잘했는지 평가할 수 있다.

석유종합정보서비스 네트워크(Petronet)를 이용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석유공사는 정부 업계 관련기관과의 공동채널을 확보하고 석유수급 및
유통관리 등에 관한 1천5백여종의 석유관련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사업으로 연결시켜 유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출물량이 많은 제품에 대한 동향은 지난해 11월부터 돈을 받고 국내외
수요자에게 제공중이다.

다른 정보들도 조만간 유료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페트로넷을 구축함으로써 국가적으로는 연간 1백60억원의 비용과 9만3천명
의 인력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석유공사는 평가하고 있다.

페트로넷은 지난 2월 우수 데이터베이스 대상에 선정된 바 있다.

이밖에도 석유시추선 사업이나 해외자원개발도 돈되는 쪽으로 돌렸다.

석유공사는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구조조정도 과감히 추진했다.

5개본부 21개처실 15개사무소 해외지사에서 4개본부 16개처실 13개사무소
4개해외지사로 줄였다.

9백49명이던 정원도 지난해 10월 7백80명으로 감축했다.

고통분담차원에서 직원 급여를 갹출받아 퇴직자 1명당 1천6백40만원씩
위로금을 따로 지급했다.

지난해 1월엔 공기업 최초로 다면평가제를 전직급에 확대했다.

비축기지 건설때 생겨난 폐석을 팔아 비용을 절감했다.

지난해 경영혁신으로 거둔 예산 절감효과는 대략 1백68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석유공사는 올들어서도 활발한 경영혁신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사업부문별로 성과평가가 가능한 분리회계제도를 도입해 내부
경쟁체제를 갖췄다.

3월에는 사장과 상임이사간 경영계약제도를 체결하고 4월부터는 1급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도 실시한다.

외부위탁 제도도 크게 확대한다.

새로 만드는 2개 비축기지(여수 곡성)의 경비업무를 아웃소싱한다.

2000년부터 2001년까지 비축기지 운영을 민간에 시범적으로 맡겨보고
그 결과에 따라 2002년부터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경영효율을 높여 2010년까지 국내 석유소비량의 5%를 독자개발한
원유로 공급하고 2006년까지 정부 비축목표(국내소비량의 60일분)를 달성한다
는 계획이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