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은상호신용금고가 4월중 제주상호신용금고를 흡수합병해 전국 2백4개
신용금고중 10위의 대형금고로 발돋움하게 된다.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지방금고가 자발적으로 합병해 대형화하는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제은금고 양병길 사장은 31일 제주금고와의 합병을 추진중이며 조만간
재정경제부 등에 합병승인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사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두 금고의 합병이 이달중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합병은 제은금고가 제주금고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은금고는 지난 2월말 현재 수신고가 2천5백32억원으로 전국 20위권
금고다.

수신고 9백65억원인 제주금고를 합병하면 3천4백97억원짜리 대형금고로
탈바꿈한다.

전국 순위는 푸른금고(서울)를 제치고 전국 10위로 올라서게 된다.

또 제주지역에선 전체 신용금고 수신고의 48%를 점유하게 된다.

양 사장은 "최근 은행이 소비자금융을 확대함에 따라 서민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신용금고의 영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신용금고도 규모를 키워 대외
공신력을 높임으로써 은행과 본격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달중에 실시될 금융감독원의 적기시정조치제도도 합병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피합병 대상인 제주금고는 자기자본이 65억원에 불과하고 BIS 비율이 4%
미만이어서 적기시정조치 대상이다.

이에따라 한 달 내에 정상화 계획서를 금융당국에 내야 할 형편이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제은금고와의 합병은 경영정상화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
된다.

제은금고는 천마물산(지분율 48%)이 대주주이고 주식중 10% 가량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회사다.

지난 97회계연도(97년7월~98년6월)에 2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금고업계에선 이번 제은 제주금고의 합병을 계기로 수도권과 주요 지방도시
에서 금고업계의 합종연횡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