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은행원들에겐 예금을 끌어오는게 최대 덕목중
하나였다.

예금유치실적이 좋을수록 승진도 빨랐다.

그러나 은행가의 이같은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은행장들은 요즘 마치 대출세일의 전도사가 된 듯하다.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2백억원의 예금을 유치해온 지점장에게 호통을 쳤다.

이유는 리스크 분석없이 돈만 끌어왔다는 것.

김 행장은 "주택대출을 늘리는게 우선이지 예금은 그 다음"이라는 논리를
직원들에 주입시키고 있다.

김진만 한빛은행장도 지점장들을 만나면 늘 예금경쟁보다 대출세일을
하라고 주문한다.

그는 심지어 "우량기업을 찾아 자산건전성을 지켜 가며 대출하기가
고통스럽고 힘들다"며 대출에 특히 신경써 줄 것을 강조한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의 경우 1일 월례조례회에서 "우수한 대출거래처의
선점은 은행의 사활을 결정지을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직원들을 채찍질
했다.

송달호 국민은행장등 다른 은행장들은 예금보다는 대출실적을 기준으로
인사고과를 하겠다며 영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